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금융지주들 '슈퍼앱' 경쟁 가속… "빅테크 뛰어 넘는다"

공유
0

금융지주들 '슈퍼앱' 경쟁 가속… "빅테크 뛰어 넘는다"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통합 제공
빅테크 통합 앱 전략에 맞불… 금융생활 플랫폼 도약

5대 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5대 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KB금융·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금융지주사들이 디지털 전환 전략을 계열사 통합 구축으로 가닥 잡으면서 ‘슈퍼앱’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슈퍼앱은 하나의 앱에서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다. 빅테크 기업들이 통합 앱 전략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자 5대 금융지주도 경쟁 우위를 점하고, 고객의 금융 생활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슈퍼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사 중 선도적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슈퍼앱을 먼저 도입하고 후발주자들도 속속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은행·카드·증권·생명·저축은행 등 자사의 주요 계열사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제공하는 슈퍼앱 ‘신한 슈퍼 쏠SOL’ 을 새롭게 출시했다. 핵심 금융 서비스를 전면 배치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출시 후 약 2주 만에 200만명이 넘는 고객이 가입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B금융이 출시한 KB스타뱅킹은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월간활성사용자(MAU) 1162만4000명을 돌파하며 국내 금융 슈퍼앱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을 KB금융그룹의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금융 플랫폼들과의 전략적 제휴·금융 서비스 연계를 통한 ‘임베디드 금융’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 KB의 금융·생활 플랫폼 생태계를 완성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고객 경험 제공과 고객 기반 확대를 이루어 나가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KB스타뱅킹, KB부동산 등 디지털플랫폼을 관리하는 ‘디지털사업그룹’을 새롭게 설립했다. 또한 ‘임베디드영업본부’를 신설해 기업들과 상생 성장을 모색하고 국내 최고의 금융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금융의 미래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KB의 모든 서비스가 고객의 일상 속에 촘촘히 스며들 수 있는 강력한 KB만의 금융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슈퍼앱의 기반을 마련한 곳은 바로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증권·카드·캐피탈·보험 등 주요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통합·제공하는 하나은행 ‘하나원큐’를 슈퍼앱으로 내세우고 있다. 2000년 8월부터 한 번의 로그인으로 다양한 계열사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앱을 개편해 슈퍼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원큐는 금융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함께할 수 있는 비금융서비스 확장을 통해 생활 속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모바일 신분증, 공공증명서 발급, 국민비서 알림서비스 등 원큐지갑으로 모바일 금융거래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시중은행 최초 라이브방송 플랫폼 ‘LIVE하나’와 국가대표 A매치축구 입장권 예매서비스 등 다양한 스포츠·문화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고객의 자산 관리와 증대를 목표로 차별화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접목하는 진정한 의미의 슈퍼앱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은 지난해 12월 NH올원뱅크를 전면 개편했다. 메인화면에 마이데이터를 연계해 전 금융기관의 자산·소비 현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부동산·자동차·경제뉴스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한 증권·카드·보험 등 농협금융 계열사별 주요 자산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그룹사의 대출상품을 통합 조회해 고객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대출 상품을 추천하는 다모아대출 서비스 등 주요 핵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NH올원뱅크의 완성형 슈퍼플랫폼 구축’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NH올원뱅크를 일상생활과 금융을 연계하는 완성형 슈퍼플랫폼으로 구현하고, AI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화 할 수 있는 모든 금융 서비스를 NH올원뱅크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계열사 서비스와 판매 상품 확대를 중심으로 NH올원뱅크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오는 11월을 목표로 우리WON뱅킹을 전면 재구축하고 있다.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캐피털·종금·저축은행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슈퍼앱 '뉴원(New WON)'을 출시할 예정이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간담회를 통해 “뉴원 구축을 통해 우리금융의 슈퍼앱이자 현재 모바일 뱅킹을 완전히 업그레이드해 유니버설 뱅킹으로 만들 예정”이라며 “은행 자체 현업과 IT 개발인력 120명이 뉴원 구축 프로젝트에 투입 되고 있다. 이러한 인력 배치를 통해 앱 개발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고 개발 과정에서 여러가지 IT역량을 내재화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뉴원을 통해 은행의 모든 서비스 뿐만 아니라 카드, 캐피털, 종금같은 주요 계열사의 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종합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 여정 분석 기반으로 초개인화 서비스와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이 전면에 배치돼 가동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신 IT 거버넌스가 완전히 자리 잡으면 뉴원의 완성도가 향상되고 사용자 개선요청 속도가 빨라져 금융권 슈퍼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