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공매도 금지 시행 첫 날인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주식 1조4426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7834억원, 1682억원 등을 순매도하며 엇갈린 행보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선 외국인이 2521억원, 개인이 1215억원을 사들인 반면 기관이 3354억원을 팔아치웠다.
공매도 전격 금지로 코스피200 구성종목과 코스닥150 구성종목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들은 포스코홀딩스를 2141억 팔았고, 포스코퓨처엠도 1588억 처분했다.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561억 처분하면서 순매도 상위 5종목 중 3종목이 포스코그룹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반도체 관련주들은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513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 주식도 3067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한미반도체도 834억원 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반도체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또 바이오 관련주들도 사들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각각 563억원, 463억원 순매수했고, HLB(에이치엘비)도 408억원 어치 사들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증권가 전망치를 웃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47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총 1조6770억원으로, 연매출 누적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밖에 엔터주인 하이브(3973억원)와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602억원), 크래프톤(415억원), 성장주인 카카오(388억원)·네이버(308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공매도 비중이 높은 업종인 2차전지 업종은 순매수와 순매도가 엇갈렸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1120억원 사들였다. 순매도 1위인 POSCO홀딩스를 포함해 삼성SDI(665억원), LG화학(231 원) 등은 순매도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공매도 금지 여파로 외국인 이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증권가는 실적 개선 업종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급등락 후 박스권 형성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실적이 좋거나 모멘텀 있는 개별 종목들로 쏠림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에서도 변동성 피난처 반도체를 최우선 업종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올 4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한 후 내년 중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매수세 상당수가 이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됐지만 업황 부진 우려가 작용하면서 헬스케어,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3개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업황 회복 방향성, 주가 바닥 다지기 등 모멘텀(재료)이 부각되면서 개인 수급의 중심축도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연말까지 완만한 속도로 반등할 것이다. 공매도의 영향력은 과장돼 있다. 금지 조치의 효과도 끝났다고 판단한다"며 "남은 기간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내년까지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반도체, 중국 소비주의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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