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하락·채권 수익률 급등과 대조적...투자자들 '달러 자산에서 이탈'
무역 휴전·경제 회복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 증가..."이제 신흥시장 등장할 때"
무역 휴전·경제 회복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 증가..."이제 신흥시장 등장할 때"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4월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국내 채권 보유액을 109억 달러 순 증가시켰고, 국내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4월 말에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가 4월 초 '광복절' 관세를 발표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후 더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 자산에서 이탈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 역학 변화를 반영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달러 약세, 미국 채권 수익률 고점, 중국 경제 회복. 이제 신흥 시장이 등장할 때"라고 지적했다. 3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20일 거래에서 5%를 넘어서며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월 12일 발표된 미·중 90일 무역 휴전과 4월에 보고된 중국의 경제 회복세로 많은 투자 은행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중국이 지속적인 자본 유출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초기 우려도 재평가되는 반면,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도이치 뱅크 애널리스트들은 "금융시장에서 가장 널리 인정되는 것 중 하나는 미국 국가채무의 지속 불가능한 경로"라며 "광복절 관세가 그 심판을 앞당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3대 신용평가기관 중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최고 등급인 AAA를 박탈한 것으로, 도이치 뱅크는 이를 "구조의 또 다른 작은 균열"이라고 표현했다.
도이치 뱅크의 외환 리서치 책임자 조지 사라벨로스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의 지속적인 평가 절하는 "시장이 미국의 재정 적자를 메우려는 욕구를 잃고 금융 안정성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불확실성 및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 여러 하방 압력에 직면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회를 찾아 중국과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 모니터링 단체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설립자 래리 텐타렐리는 "중국이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며 "중국, 인도, 한국, 대만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텐타렐리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차질을 빚는다면 향후 3~6개월 동안 미국 시장에 큰 리스크가 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세의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미국에 "국제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책임 있는 정책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악화되고 있는 미국 재정 역학은 다가오는 미국의 감세로 인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대적인 감세 법안은 "향후 10년 동안 GDP의 7~8%에 달하는 연간 적자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는데, 이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제안한 3% 한도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 선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중 간 무역 협상 결과와 미국의 재정 정책 방향이 글로벌 자금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