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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시장, 회복 ‘요원’...5월 신축 주택 가격 0.2%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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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시장, 회복 ‘요원’...5월 신축 주택 가격 0.2% 하락

기존 주택 가격 0.5% 하락...부동산 투자도 10.7% 감소
중국 베이징의 주거용 건물 앞에 한 사람이 서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의 주거용 건물 앞에 한 사람이 서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중국의 실질적인 주택 가격 회복이 여전히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5월 중국 70개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5% 하락했고, 기존 주택 가격도 0.5% 하락했다. 이는 각각 7개월과 8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집값 하락세다.

지난달 중국의 부동산 투자도 10.7% 감소해, 시장 전반의 침체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줬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연쇄 파산 이후 수년째 주택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전반의 둔화와 함께 중국 정부의 정책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루이즈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국적인 주택 가격 반등은 아직 멀었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일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이후, 1선 도시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전체적으로 집값 하락 폭이 둔화하며 일시적으로 시장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지표를 보면 회복세가 아직 견고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시장은 5월 들어 회복세가 멈춘 모습을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칼 초이 중화권 부동산 리서치 총괄은 “5월 들어 신축 아파트 가격까지 약세 조짐을 보였다”면서 “최근 몇 개월간 비교적 안정적이던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미완공 주택에 대한 자금 지원, 미분양 주택의 공공주택 전환 계획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지만, 시장이 반등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서는 신축 주택 판매 가격이 주택 가격의 기준이 되지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주택 시장이 더 느슨한 가격 규제로 인해 시장 심리를 보다 잘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루는 “5월 기준 70개 도시 중 기존 주택 가격이 상승하거나 보합세를 보인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스의 장지안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바닥을 탐색 중”이라며 “3월에 일부 안정세를 보였던 대도시의 기존 주택 시장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중국 일부 대도시들이 집값 하락세를 막기 위해 주택 구매 제한을 해제하고 나섰지만, 1선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또한 기존주택 가격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에는 광저우시가 규제 완화 대열에 합류하며 시장 심리 회복에 나섰지만, 5월 기준 1선 도시의 월간 신축 주택 가격 변동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낙폭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5월 신축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4.1% 하락했는데, 이는 작년 10월 기록한 6% 이상 하락세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HSBC의 미셸 콕 아시아 부동산 리서치 총괄은 “4년에 걸친 위기 국면에서 이미 반등이 시작됐을 수 있다”면서 “대도시들이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는 단기간 내 중국 부동산 가격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콘퍼런스보드 중국센터의 장위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에도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