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ke AI' 척결부터 데이터센터 특혜까지…"미국이 AI 1등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인' 팟캐스트와 힐앤밸리 포럼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3개 AI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바이든 행정부 AI 방침을 전면 뒤집을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첫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3년 내놓은 AI 행정명령을 폐기한 뒤 180일 안에 자체 'AI 행동계획'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백악관은 지난 4월 기업, 비영리 단체, 시민들이 보낸 1만 건 이상 의견을 받아 방침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의견 제안에는 구글, 오픈AI, 메타, 아마존 같은 대형 기술기업들도 참여했다. 지난 1월 21일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함께 모인 바 있다.
◇ 편향 AI 척결하고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완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예정인 3개 행정명령은 모두 AI 분야에서 미국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는다. 첫 번째 행정명령은 편향을 보이는 AI 모델을 겨냥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자유주의 편향을 보이는 도구와 챗봇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깨어있는(woke)' AI라고 불렀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더 쉽게 지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술기업들은 AI 발전을 위해서는 컴퓨팅 파워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세 번째 행정명령은 미국 정부 개발금융기구를 활용해 미국 기술 수출을 늘리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런 행정명령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 AI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더 큰 계획의 일부다. 공화당 의원들은 의회 청문회에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AI 모델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제를 피하는 것을 포함한 업계 요구 사항들을 설명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같은 일부 기술업계 리더들은 이전에 규제를 요구했음에도 이런 자유방임 방식을 지지해왔다.
미국 AI 개발 가속화를 지지하는 이들은 올해 공개된 중국 AI 모델 딥시크를 업계의 '스푸트니크 순간'으로 간주한다. 딥시크는 최첨단 성능을 보여줬다.
◇ 시민단체 "대형 기술기업 특혜" 반발…대안 계획 발표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정부효율부(DOGE) 작업을 바탕으로 연방정부 전체에서 AI 도입을 늘렸다.
주 정부가 10년 동안 AI를 규제하지 못하게 하려던 논란 많은 공화당 안은 당의 큰 세금과 이민 법안 일부로 통과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상원에서 극적으로 뒤집혀 결국 99대1로 이를 삭제하기로 했다. 이 조항을 둘러싼 논쟁은 소비자와 노동 단체, 양당 주 공무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반대자들을 불러모으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일부 내부자들은 이 아이디어가 어떤 형태로든 곧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방식을 비판하는 이들은 지난 21일 자체 AI 성명을 공개했다. 80개 이상 노동·환경·시민권 단체들이 '인민 AI 행동계획'에 서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 AI 방침을 "기술 산업에 막대한 특혜"라고 규정하며 AI 기업 이익보다 일반 미국인 이익을 앞세울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대형 기술기업과 대형 석유기업 로비스트들이 우리 자유와 평등, 근로자와 가족 복지, 심지어 우리가 마시는 공기와 물까지 희생시키면서 AI와 우리 경제 규칙을 작성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밝혔다.
성명서 작성을 도운 AI나우연구소 공동 전무이사인 세라 마이어스 웨스트는 "기술 출시가 임금을 낮추고, 우리 일을 평가절하하고, 환경에 해를 끼치고, 지역사회 건강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 기술을 쓸지 여부와 어떤 조건에서 쓸지를 두고 대중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실제로 이런 노력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과학기술방침실 대변인은 이런 비판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라시비타 과학기술방침실 대변인은 "이런 두려움이 바로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 중국이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라면서 "AI는 우리 국가 안보와 경제 이익의 중심에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정한다는 것은 신흥 기술과 혁신이 외국 적들이 아닌 국내에서 번성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뜻한다"고 테크브리프에 이메일로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AI 계획 발표에서 기술업계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 행사를 주최할 '올인' 팟캐스트는 실리콘밸리에서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자 중 한 명이 바로 트럼프가 AI와 암호화폐 담당으로 임명한 데이비드 색스다.
함께 주최하는 힐앤밸리 포럼은 부유한 기술업계 인사들이 모인 모임이다. 이들은 트럼프 선거 때부터 그를 지원해왔고, 당선 전부터 이미 AI 정책 방향을 함께 짰다. 쉽게 말해 트럼프와 뜻이 같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예정인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