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대만, ‘50대 50 반도체 생산’ 美 제안 거부…통상 협상은 관세에 집중

글로벌이코노믹

대만, ‘50대 50 반도체 생산’ 美 제안 거부…통상 협상은 관세에 집중

청리췬 대만 행정원 부원장. 사진=타이완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청리췬 대만 행정원 부원장. 사진=타이완투데이

대만이 미국이 제안한 ‘50대 50 반도체 생산’ 구상을 공식적으로 일축했다.

양측의 최근 통상 협상은 칩 생산 분담보다는 관세 인하와 예외 조항 확보에 집중됐다고 대만 측이 밝혔다고 CNBC가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청리췬 대만 행정원 부원장(부총리급)은 지난 1일 미국에서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요구한 ‘50대 50’ 칩 생산 논의는 전혀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며 “실제 논의는 상호 20%에 달하는 관세 인하와 이중 부과 문제 해소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앞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이 쓰는 칩의 95%가 대만에서 생산된다”며 “미국 내 생산 비중을 절반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만은 이 구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러트닉의 제안은 대만 정치권에서도 강하게 반발을 샀다. 에릭 주 국민당 주석은 이를 “착취와 약탈 행위”라고 규정하며 “누구도 대만이나 TSMC를 팔아넘길 수 없고 ‘실리콘 방패’를 약화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황궈창 대만민중당 주석 역시 “대만 기술 산업의 뿌리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대만의 반도체 독점적 지위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는 ‘실리콘 방패’로 불린다. 그러나 러트닉 장관은 “칩 생산을 미국과 대만이 절반씩 분담하는 것이 오히려 대만의 안보를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올해 초 대만이 “미국의 칩 산업을 훔쳐갔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협상은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민감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