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를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 르노가 2만 달러(약 2700만 원) 아래의 저렴한 전기차를 유럽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르노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을 도입해 전기차 생산비를 최대 40% 절감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은 신차 출시 방침을 예고했다.
르노의 이같은 행보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에 맞서 유럽 내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스페인 자동차 전문매체 모토르파시온은 “르노가 포드자동차처럼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희귀 금속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비를 줄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전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MC)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화재 위험이 적고 수명이 길어 최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채택한 기술이다.
르노는 과거 LFP 배터리를 ‘중국산 저가 기술’로 평가절하했지만 비야디·MG·리프모터 등 중국 업체들이 LFP 전기차로 유럽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일렉트렉은 “이제 유럽 제조사들도 기술보다 경제성 경쟁에 뛰어든 셈”이라고 분석했다.
르노는 이 배터리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소형 전기차 ‘R5 E-TECH’와 1990년대 미니카를 재해석한 ‘트윙고 EV’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트윙고 EV는 중국 비야디의 ‘돌핀’을 직접 겨냥한 모델로 약 1만7000유로부터 판매될 전망이다.
르노그룹의 루카 데 메오 최고경영자는 “지속 가능한 비전을 구체적인 생산 프로세스와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유럽 뿌리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기차 기업으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일렉트렉은 “르노의 새로운 LFP 배터리 전략이 성공한다면 유럽산 저가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2만달러 이하 전기차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