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신뢰성 평가 통과…2026년 하반기 GPU용 양산 돌입
HBM3E 열세 딛고 'HBM4' 주도권 경쟁…SK하이닉스와 격차 좁힌다
HBM3E 열세 딛고 'HBM4' 주도권 경쟁…SK하이닉스와 격차 좁힌다
이미지 확대보기12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 등 외신과 업계 소식에 따르면, 삼성은 2025년 11월부터 평택 공장 P4 라인의 클린룸 건설을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P4 건설은 2024년 중반 잠시 중단됐으나 2025년 3분기에 투자가 재개됐으며, 이제 본격적인 장비 반입에 들어간다. 당초 파운드리 라인으로 지정됐던 P4의 최신 계획은 1c D램 공정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HBM·D램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한다.
'1c'는 삼성의 5세대 D램(1z 이후 차세대) 미세 공정을 뜻하며, 업계에서는 약 12~13나노미터 수준으로 보고 있다. 고도화한 EUV(극자외선) 노광 공정과 셀 구조 혁신을 통해 저전력·고효율을 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D램 밀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을 개선해 AI GPU용 메모리 모듈과 HBM4 기반 칩셋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게임 체인저' 1c D램, 엔비디아 검증 통과
P4는 삼성이 한국 평택에 건설 중인 네 번째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다. 현재 1단계(Phase 1)는 낸드플래시와 D램 복합 공장으로 운영 중이며, 3단계(Phase 3)는 HBM과 DDR5를 중심으로 완공 막바지 단계에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이 2026년 상반기부터 월 6만 장 규모의 신규 1c D램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신 정보에 따르면 삼성은 P4의 월간 1c D램 생산 능력을 8만 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삼성의 1c D램은 엔비디아의 성능 요구 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1c D램을 기반으로 HBM4용 D램 스택 기술을 엔비디아 요구 사양에 맞춰 개발 중이며, 최근 엔비디아의 샘플 신뢰성 평가(PRA)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GPU(그래픽 처리 장치) 통합 검증 절차를 거쳐,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6년 하반기부터 제품 출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HBM3E 시장에서는 경쟁사에 밀렸으나, 1c 기반 HBM4를 통해 경쟁력 회복을 선언했다. 목표는 속도 향상(스택당 약 1.2~1.4TB/s), 두께와 적층 안정성 개선, 20% 이상의 전력 효율 향상을 실현하는 것이다.
HBM3E 부진 딛고 'AI 반도체' 투자 재개
과거 P2와 P4 라인은 파운드리 수주 부진, 낮은 가동률,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상실 등 때문에 투자 지연을 겪으며 당초 2024년 말 완공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삼성은 2024년 말 HBM과 D램 제품을 재설계해 경쟁력을 개선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AI 서버와 GPU용 D램 수요 폭등과 202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단가 반등 역시 평택 공장의 투자 추진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
삼성의 1c D램 도입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미 HBM4 초기 샘플을 확보한 가운데, 삼성은 2026년 하반기부터 동급 양산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 모두 2026년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능력을 모두 완판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삼성을 핵심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분석가들은 2026년 삼성의 HBM 출하량이 최소 2.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 평택 캠퍼스 증설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루빈(Rubin)' 아키텍처 일정에 맞춰 전략적으로 진행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HBM3E 세대에서 주도권을 잃었던 삼성은 HBM4에서 속도, 효율성, 적층 안정성 부문의 경쟁력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P4 공장 외에도 화성과 기흥 공장의 일부 시설을 HBM과 호환되는 1c 공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P4의 1c 전환이 단기 수익보다는 기술 신뢰를 회복하고 엔비디아, AMD, 구글 클라우드 등 대형 고객 유지를 위한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