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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격 명령에 영국이 빗장 걸었다"...3차 대전 문턱서 터진 미·영 '기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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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격 명령에 영국이 빗장 걸었다"...3차 대전 문턱서 터진 미·영 '기지 전쟁'

"폭격기 띄우지 마" 스타머의 초강수… 분노한 트럼프, "영국이 큰 실수하는 것" 차고스 협정 파기 카드로 보복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2월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친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2월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친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습 계획에 영국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본토 내 공군기지를 이란 공격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미국의 요청을 공식 거부했다. 이는 전통적인 미영 밀월 관계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결정으로, 국제법 준수와 자국 안보를 우선시하겠다는 스타머 정부의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가 지난 2월 1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과의 핵 갈등이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중동 인근의 미군 전력을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수준으로 증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과정에서 영국 본토의 RAF 페어퍼드 기지는 물론 인도양의 전략적 요충지인 디에고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강력히 타진했다. 특히 미 공군은 장거리 전략 폭격기인 B-52와 B-2 스피릿의 운용을 위해 활주로와 정비 시설이 완비된 영국 기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지 사용 불허와 국제법 위반 소지


영국 정부가 공습 지원에 선을 그은 표면적인 이유는 국제법 위반 소지 때문이다. 영국은 이란의 명확한 선제공격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미군의 예방적 타격에 협력할 경우, 영국 자체가 국제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스타머 총리는 국방부와 외무부의 법률 검토를 거쳐 영국군 자산이나 기지가 타국에 대한 선제적 침략의 발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정하고 이를 백악관에 전달했다.

트럼프의 보복 카드와 차고스 협정 위기


이러한 영국의 완강한 태도에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보복 조치를 시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정가에서는 영국이 최근 모리셔스와 체결한 차고스 제도 반환 협정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고스 제도는 미군의 핵심 기지인 디에고가르시아가 위치한 곳으로, 미국이 협정 지지를 철회할 경우 스타머 정부의 외교적 성과는 물론 기지 운영권 전반에 심각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03년 이라크전 수준의 전력 증강


중동 내 미군 병력이 20여 년 만에 최대치로 불어나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지만, 영국의 이탈로 미군의 작전 설계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은 현재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수백 대의 첨단 전투기를 배치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으나, 영국의 불참 선언으로 국제적 명분 확보에도 차질을 빚게 되었다. 영국은 방어 목적의 작전에는 협력할 수 있으나 사전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벼랑 끝에 선 미영 혈맹의 미래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지 사용 문제를 넘어 미영 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외교적 결절점이 되고 있다.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와 스타머의 '국제법 기반 외교'가 정면충돌하면서, 양국 관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이 단독 행동을 강행할지, 아니면 영국의 반대를 수용해 속도 조절에 나설지에 따라 중동의 전운은 물론 글로벌 안보 지형 자체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