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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반도체 독립 선언’… 삼성 파운드리·K-메모리에 새 기회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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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반도체 독립 선언’… 삼성 파운드리·K-메모리에 새 기회 열리나

앤디 재시 CEO “자체 칩 사업 궤도 올랐다”… 인텔·AMD 매출 상회 500억 달러 가치 평가
엔비디아 의존 탈피, 연간 수십조 원 절감… 삼성 3나노 GAA 수주 및 HBM 다변화 주목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와 전통의 강호 인텔을 향해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단순한 자급자족을 넘어 외부 고객사에 직접 설계한 칩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시사하며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를 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와 전통의 강호 인텔을 향해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단순한 자급자족을 넘어 외부 고객사에 직접 설계한 칩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시사하며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를 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와 전통의 강호 인텔을 향해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단순한 자급자족을 넘어 외부 고객사에 직접 설계한 칩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시사하며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를 흔들고 있다.

10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아마존의 자체 칩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재시 CEO는 자사 맞춤형 반도체인 '그래비톤(Graviton)'과 '트레이니엄(Trainium)' 기반 사업의 연간 반복 매출(ARR)을 500억 달러(약 74조 27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의 거두인 인텔이나 AMD의 매출 규모를 웃도는 수치다.

‘컴퓨팅 크런치’ 정면 돌파…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고 마진 극대화


아마존의 자체 칩 전략은 최근 AI 수요 폭증으로 인한 '연산 자원 부족(Compute Crunch)' 현상을 해결하려는 의지에서 비롯했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의 인프라는 이미 자체 CPU인 그래비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마존은 트레이니엄 칩 도입을 통해 해마다 수십조 원의 설비투자(CAPEX) 비용을 아끼고, 클라우드 운영 마진을 수백 베이시스 포인트(bps)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재시 CEO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고객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대안을 원한다"며 트레이니엄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아마존은 자사 데이터센터용 공급을 넘어 독자 설계한 랙(Rack) 시스템을 외부 고객사에 직접 판매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기업을 넘어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진화함을 뜻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 국내 반도체 생태계 변곡점


아마존의 반도체 굴기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설계 전문 자회사인 안나푸르나 랩스(Annapurna Labs)를 통해 칩을 개발하는데, 생산은 전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맡기는 구조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의 자체 칩 주문이 폭주하며 TSMC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시장에서는 아마존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손을 잡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특히 초미세 공정인 3나노(nm) 이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아마존의 차세대 AI 칩 물량을 수주할 경우, 국내 반도체 후공정 및 디자인하우스 생태계 전반에 대규모 낙수효과가 예상된다.

‘500억 달러’의 실체와 과제


다만, 아마존이 제시한 ‘500억 달러 매출 가치’는 실제 외부 판매액이 아닌 내부 사용분을 시장가로 환산한 추정치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당장 전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가 뒤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샘 올트먼의 오픈AI가 아마존 트레이니엄 칩을 대규모로 도입하기로 한 '메가 딜' 계획은 아마존 칩의 성능이 이미 시장의 신뢰를 얻었음을 입증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반도체 자급제는 엔비디아 독점 체제를 깨는 동시에 파운드리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회"라며 "삼성전자가 수율 안정화와 더불어 아마존과 같은 대형 고객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시스템 반도체 경쟁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반도체 굴기, ‘엔비디아 천하’ 흔드는 거대한 파동


아마존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업 홍보를 넘어 글로벌 AI 패권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와 산업 종사자는 앞으로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우선, AWS 내 ‘자체 칩’ 점유율이 곧 수익성으로 연결되는지다. 가장 먼저 살펴볼 지표는 아마존 클라우드(AWS) 가동률 내 자체 칩 비중이다. 그래비톤과 트레이니엄의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아마존은 엔비디아에 지불하던 막대한 통행료를 아낄 수 있다. 이는 곧 클라우드 사업의 운영 마진 개선으로 직결되며, 빅테크 기업이 단순한 수요처를 넘어 공급자로 진화했을 때 누리는 ‘규모의 경제’를 입증하는 잣대가 된다.

둘째, 삼성전자 파운드리 낙수효과와 수주 향방도 주시해야 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력 가능성이다. 현재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생산 라인은 이미 포화 상태다.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아마존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삼성전자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택할지가 관건이다. 공식 협력 발표가 나온다면 이는 삼성전자 주가에 강력한 모멘텀이 되는 것은 물론,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규모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의 변화다. 아마존의 자체 칩 생산 확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수요처가 엔비디아 일변도에서 아마존으로 확장됨을 뜻한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협상력을 높여주는 호재가 된다.

아마존은 이제 구름(Cloud) 위에서 직접 반도체를 굽는 '빅테크 제패'의 길로 들어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