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 회장이 프레스 라인에 선 것은 노조의 총파업 예고가 국가의 큰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파업은 노조가 하는데 총수가 대신 대국민 사과를 하는 셈이다. 이 회장은 해외 출장 중 노조 파업을 앞두고 일정을 변경해 이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노조 문제 관련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사과는 부회장 시절이었고, 2022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장한 모습을 한 이 회장은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창사 두 번째 총파업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노조에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내부 문제'로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선 세 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면서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머리를 숙였다.
이어 "끝으로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고객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올린다"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 등 요구를 내걸고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예고는 국가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중재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노사는 19일에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비공개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었다. 중노위가 양측에 공식적인 최종 조정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조정안이란 조정위원이 노사의 의견을 취합하는 단계를 거친 뒤 각자의 요구안을 절충해 만든 최종안을 의미한다.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을 노사가 수락하고 서명하면, 단체협상과 같은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중노위는 조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날 진행된 사후조정 회의에서 양측의 입장을 적극 수렴했다. 노사의 주요 쟁점 사안인 성과급 재원 기준과 상한 등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내며 양측의 입장차를 조율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부는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며 파업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제 공은 노조로 넘어갔다. 이 회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측의 안도 있었다. 노조가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기엔 명분이 약해졌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