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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과제'에 갇힌 日 정부… 적극 재정 고집이 '슈퍼 엔저'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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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과제'에 갇힌 日 정부… 적극 재정 고집이 '슈퍼 엔저' 부른다

다카이치 정권 적극 재정 고집이 극심한 엔저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
외부의 쓴소리를 차단하는 조직적 체질인 '적응 과제'에 가로막혀 올바른 정책 전환 지연
영국 브렉시트 실패 교훈 삼아, 미래 세대 위한 지출 삭감 및 금리 인상 등 책임 있는 결단 촉구
일본의 고질적인 엔저와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이 다카이치 정권의 멈추지 않는 '적극 재정'에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고질적인 엔저와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이 다카이치 정권의 멈추지 않는 '적극 재정'에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고질적인 엔저와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이 다카이치 정권의 멈추지 않는 '적극 재정'에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올바른 해법이 존재함에도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일본 정부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매니지먼트 이론으로 꼬집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경제 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입과 금리 인상 한계 적극 재정이 엔저 원흉


7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구마노 히데오 ABC경제연구소 대표 이코노미스트는 기고문을 통해 일본의 엔저 문제를 정치·경제학적 관점뿐만 아니라 조직 매니지먼트 이론을 접목해 심층 분석했다.

그는 최근 일본 외환 당국의 환율 방어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말과 5월 초에 걸쳐 12조 3000억 엔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외환 개입은 엔저의 발목을 잠시 잡는 데 그쳤으며,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에 단행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역시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마노 이코노미스트는 그 이면에 잠재된 더 거대한 엔저 요인으로 다카이치 정권의 '적극 재정'을 지목했다. 17대 전략 분야에 대한 370조 엔 규모의 민관 투자,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2027년 4월로 예정된 식료품 소비세 인하 등 지출 증가와 재정 적자 확대를 부추기는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실질 금리 하락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엔화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막대한 수요 자극은 수입 확대를 불러와 통화 매도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입 물가와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낳는다"며 "적극 재정이라는 근본적인 기조를 수정하지 않는 한 엔저 트렌드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수요 확대를 억제하는 세출 삭감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결합된 정책 조합만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적응 과제에 빠진 의사결정 소통과 대화 절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명확한 해법이 정부에 수용되지 않는 것일까. 구마노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로널드 하이페츠 교수가 주창한 '적응 과제(Adaptive Challenges)' 이론으로 설명했다.

이는 조직의 우선순위, 관습, 사고방식이 방해물이 되어 외부의 올바른 해결책을 차단해 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단순히 해법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기술적 문제'와 달리, 적응 과제는 조직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기 때문에 해결이 훨씬 까다롭다. "적극 재정을 수정하라"는 경제적 정답이 다카이치 정부의 정치적 신념이나 2월 총선 승리라는 명분에 가로막혀 '적응 과제'의 늪에 빠져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선거 승리와 경제 원리는 별개의 문제"라며 "정부의 정책 스태프들은 눈치 보기를 멈추고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로서 올바른 경제 이론을 직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이페츠 교수의 조언을 인용해, 꽉 막힌 적응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해관계가 다른 집단 간의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껄끄러웠던 한일 관계를 대화를 통해 크게 개선한 성과를 거론하며, 경제 정책에서도 이러한 열린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영국의 비극을 타산지석으로 미래를 위한 선택


구마노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2016년 국민투표라는 당시의 '민의'에 따라 유럽연합(EU) 탈퇴를 강행했지만, 현재 대다수 영국 국민이 이를 후회하고 있으며 영국은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장기 금리와 경제 침체의 수렁에 빠져 있다.

그는 "그때그때의 민의에 기댄 선택이 훗날 무거운 짐이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며 "엄밀히 말해 당장의 민의를 절대적인 금과옥조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막대한 정부 부채를 안고 있어 잠재적인 금리 상승 리스크가 매우 크다"며 "이를 무시하고 적극 재정만 밀어붙인다면 인플레이션과 엔저라는 값비싼 청구서를 현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까지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일본의 리더는 미래 지향적인 안목을 가지고, 의견이 다른 전문가들과도 전향적으로 대화하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글을 맺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