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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걷힌 美 바이오, 실증 신약 앞세워 반등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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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걷힌 美 바이오, 실증 신약 앞세워 반등 시동

mRNA 암 백신 3상 성공에 모더나 급등… 시장 회복 주도
동물실험 수준 초기 상장 퇴출… 철저한 임상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
비만·치매 치료제 대형 파이프라인 가동에 한국 위탁생산 기업 수혜 기대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발표 당일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84% 급등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발표 당일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84% 급등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발표 당일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84% 급등했다. 배런스는 지난 19(현지시각) 이번 성과가 지난 수년간 이어진 바이오 업계의 극심한 주가 바닥을 벗어나는 신호탄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특수 종료 이후 얼어붙었던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서 글로벌 생산 시설을 갖춘 한국 바이오 위탁생산 기업들의 수주 경로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동성 거품 붕괴와 투자 한파


미국 바이오 시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열풍이 잦아들면서 긴 자금 조달 가뭄을 겪었다. 유동성이 넘쳐나던 2021년에는 180개 이상의 바이오 기업이 나스닥에 줄지어 상장했다. 당시 상장사 다수는 인체 대상 임상 검증이 부족한 초기 단계 기업이었으며, 이후 성과 부진과 고금리가 겹치자 투자 심리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불투명한 규제 환경과 정부의 약가 인하 압박도 투자 위축을 부채질했다. 바이오 신규 상장은 2023년 저점 통과 뒤 2024년과 2025년 연간 20~30개 안팎에 그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바이오 벤처 투자 규모 역시 20211926, 556억 달러(772284억 원)에서 2025925, 271억 달러(376419억 원)로 감소했다. 시장 자금은 불확실한 초기 후보물질을 떠나 실제 유효성이 확인된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비만·치매 신약 결과가 이끄는 부활


침체된 시장을 깨운 주인공은 철저한 임상 데이터로 무장한 초대형 신약들이다.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일라이 릴리는 제약 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1389조 원)를 돌파했다. 암젠 역시 월 1회 투여 비만 치료 후보물질 마리타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819일 종가 기준 연초 대비 주가가 약 35% 오른 442.38달러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의 후기 임상 결과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치료제 오르포글립론 3상 시험과 노보 노디스크, 암젠의 후기 임상 데이터가 연내 차례로 공개를 앞두고 있다.

개발 난도가 높은 치매 치료제 분야도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뇌 속 유해 단백질을 표적해 인지 저하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후기 임상 데이터가 연내 잇따라 발표된다. 상용화에 근접한 파이프라인이 시장의 검증을 통과하면서 벤처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 기업 수혜 경로와 시장의 변수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상용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 바이오 산업도 수혜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규모 생산 역량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와 항암제 대량 위탁생산 수주 기회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검증된 신약 물질 확보에 나서면서 독자 기술을 보유한 한국 신약 개발 기업들의 기술수출 기회도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정책적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차기 청장 지명자인 하이디 오버턴의 의회 인준 과정과 향후 인허가 규제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이다. 발표를 앞둔 후기 임상시험 데이터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업계 전반의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2026년 바이오 시장은 막연한 기대감 대신 엄격한 과학적 데이터와 치료 효능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국면에 안착했다. 난치병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낸 신약들이 등장함에 따라, 실증 데이터에 기반한 장기 투자 기조가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