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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잠기자 원전 금기 깬 싱가포르… 도심형 원자로로 숨통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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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잠기자 원전 금기 깬 싱가포르… 도심형 원자로로 숨통 튼다

- 오일프라이스, 화석연료 수입 취약 속 2027년 국제원자력기구 인프라 평가 전언
- 국토 한계 부딪힌 세계 2위 인구밀도 극복 카드로 소형모듈원자로 부상
- 도심형 규제 확립 땐 글로벌 단조 주기기 제작 맡은 한국 공급망 협의 탄력
싱가포르 정부가 202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통합 원자력 인프라 검토(INIR) 1단계 평가를 추진하며 에너지의 65%를 차지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 취약성 극복에 나선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 정부가 202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통합 원자력 인프라 검토(INIR) 1단계 평가를 추진하며 에너지의 65%를 차지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 취약성 극복에 나선다. 이미지=제미나이3

싱가포르 정부가 202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통합 원자력 인프라 검토(INIR) 1단계 평가를 추진하며 에너지의 65%를 차지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 취약성 극복에 나선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는 2026년 10월 5일(현지시각) 싱가포르가 차세대 원전 도입 여부를 판단할 제도적 역량을 점검받는 한편, 상업용 원자로 직접 건설 대신 핵융합 공급망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석연료 전량 수입 구조를 깨려는 동남아 도심형 원전 탐색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주기기 제작 역량을 보유한 한국 원전 기자재 가치사슬에 정밀 기기 납품 타진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위기가 촉발한 화석연료 전력망 한계

미국과 이스라엘이 2026년 2월 이란 군사 작전을 시작하면서 전 세계 해상 원유와 가스 교역량의 5분의 1을 담당하던 호르무즈 해협이 차단됐다. 당시 해협을 통과하던 수송량은 하루 약 1800만 배럴에 달했다. 이 가운데 85%는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던 물량이다.

싱가포르는 국가 에너지 믹스의 65%를 석유와 천연가스로 채우며, 원료는 사실상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한다.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 집계 기준 전력 생산의 약 95%를 천연가스 발전에 의존하는 전력망 구조는 해상 운송로 차단 직후 발전 단가 급등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싱가포르 당국은 라오스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주변 동남아 국가로부터 국경 간 청정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있다. 다만 현지 에너지 분석가들은 송전망 다변화만으로는 국경 밖 지정학 위험을 원천 차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2027년 국제원자력기구 인프라 검증과 핵융합 진입


모나코에 이어 세계 2위 인구 밀도를 기록하는 싱가포르는 넓은 토지가 필요한 대규모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지을 여유 부지가 없다. 좁은 국토 면적과 높은 전력 소비 밀도는 단위 면적당 에너지 생산 효율이 높은 차세대 원자력 발전을 정책 대안에 올린 배경이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2026년 5월 19일 연설에서 싱가포르에 단번에 문제를 해결할 단일 묘책은 없다며, 국가 에너지 전략을 이전보다 더 신중하고 다각화하며 미래 지향적인 형태로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와 에너지시장청은 2026년 5월, 2027년 국제원자력기구의 통합 원자력 인프라 검토 1단계 평가를 신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원전 상업 배치를 즉각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원자력 안전과 방사성 폐기물 관리, 비상 대응 체계를 포함한 19개 핵심 인프라 분야를 사전 점검해 향후 도입 여부를 과학적으로 판단할 국가 역량을 확인하는 자발적 검증 단계다.

탄시렝 노동부 장관 겸 통상산업부 2장관은 10월 열린 아시아태평양 핵융합 행사에서 핵융합 에너지는 면밀히 따져보는 잠재 경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를 직접 시공하기보다 정밀공학과 첨단제조, 플라스마 진단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핵융합 장비 공급망 진입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도심형 원전 기준 수립과 한국 주기기 제작망 연결


싱가포르의 원전 인프라 검토 착수는 부지 면적 제약이 극심한 동남아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300메가와트 이하 소형모듈원자로 수요를 구체화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싱가포르의 1단계 평가 착수와 안전 규제 탐색은 좁은 격리 구역에서도 운용 가능한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 검토로 이어진다. 제작 역량 측면에서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소형모듈원자로 설계 기업들과 원자로 압력용기 및 대형 단조품 공급 계약을 맺고 주기기 제작 라인을 가동하는 핵심 제조사다.

두산에너빌리티의 2026년 반기보고서 공시 기준 원자력 부문 매출 비중은 28.4%를 기록했다. 싱가포르가 부지 안전 기준과 안전성 검증 규정을 구체화할 경우 원전 주기기 제작 실적을 갖춘 한국 제조망과 기술 실사 및 협의가 가시화될 수 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잇는 아세안 전력망 연계망 확장 사업이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재생에너지 송전 단가가 기존 액화천연가스 발전 단가 이하로 안정화될 경우 도심형 소형모듈원자로 도입 추진력은 약화될 수 있다.

싱가포르 에너지 당국은 2027년 국제원자력기구 평가 준비 과정에서 도심형 원자로의 안전 이격 거리와 냉각수 조달 규격을 차례로 명시할 계획이다. 안전성 입증 규제가 수립되는 시점에 맞춰 글로벌 제작 표준을 충족하는 한국 원전 주기기 단조 공급망과의 협의 가능성이 구체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