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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쌀 보조금 정책으로 재정손실 17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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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쌀 보조금 정책으로 재정손실 17조원

태국 재무부는 최근 처음으로 5월 22일 이후 쿠데타 정부가 시행한 쌀 보조금 정책이 국가재정에 끼친 손실 규모를 밝혔다. 재무부 룽손 사무차관은 쌀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손실이 158억 달러(약 17조5854억원)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콕포스트도 퇴출된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2011년 7월 취임한 이후에는 쌀 보조금 정책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다가 지난 13일 최초로 보도한 바 있다.
2004년 이후 15가지 쌀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인한 총 재정손실 규모 중 일부는 잉락 총리보다도 이전인 잉락의 오빠 ‘탁신 친나왓’ 정부하에서 착수됐던 쌀 보조 정책으로 인한 손실이다. 탁신 총리 이후인 민주당 정권의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시절에도 일부 손실을 보탰다. 아피싯 총리가 집권했던 당시에도 쌀 보조금 정책으로 인한 손실은 어마어마했는데 총 손실액이 208억 달러(약 23조1504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역대 최대 손실은 잉락 친나왓 정권 시절로, 전체 손실액의 79%를 차지한다.

재무부는 쌀 보조 프로그램으로 인한 손실액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지만, 그러나 정부가 국가 개발 및 공공부채 부문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빚을 지불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룽손 차관은 오로지 예산 할당에만 의존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채권발행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금융손실과 쌀 보조금 제도의 부패 의혹은 사실 작년 11월부터 군사정권이 들어선 지난 5월 22일 직전까지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의 주요 원인이었다. 비록 잉락 전 총리는 쌀 보조 프로그램과 관련한 업무 과실로 지난 8월에 반부패위원회(NACC)에 의해 기소되었지만 검찰에서는 증거 부족으로 기소를 거부했다.

잉락 전 총리는 2011년부터 올 초까지 농가소득 보전 차원에서 시장가격보다 약 30~50% 높은 금액으로 쌀을 수매했다. 이 때문에 재정손실만 5000억 바트(약 16조원)에 달했고, NACC는 잉락 전 총리가 고가의 쌀 수매정책을 펼치면서 대규모 재정적자와 부정부패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고치지 않았다며 업무방기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검찰 증거 불충분으로 당장은 잉락 전 총리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추가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NACC와 공동위원회를 구성했다. 재판절차 외에도 NACC는 잉락 전 총리를 같은 업무방기 혐의로 탄핵하기 위해 군사정부 국회에 판사의 임명을 요청했다. 만일 잉락 전 총리가 탄핵되면 5년간 정치활동을 못하게 되며 실형을 살아야 한다.

재무부에 따르면 잉락정권 당시 쌀 수매 정책을 시행하면서 총 4단계에 걸쳐 총 8500만t의 쌀을 정부가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 중 1920만t은 여전히 정부가 보관 중인데 이것 중 10~40%는 이미 품질이 저하됐다. 이에 태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태국개발연구소(TDRI)는 현재 국고에 남은 쌀의 절반을 유엔 세계식량프로그램에 기부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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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