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트위터를 통해 비무장지대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제안이지만 양측이 사전에 교감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측과 친서 내용을 공유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노르웨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 왔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주고받은 메시지와 관련해 '흥미로운 내용'이라는 표현이 거듭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이 내용은 북미 정상간 회동 제안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많은 사람들과 회담을 가지겠지만 그와는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다만 그는 "어쩌면 그와 다른 형식으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But I maybe speak with him in a different form)"고 언급하며 정상회담이 아닌 다른 형식의 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상의 만남은 경호·의전 차원에서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가능성이 확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은 이 ‘다른 형식의 대화’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공식 제의를 받지 못했으나 응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아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이 만나게 될 경우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비핵화 협상은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4월 열린 판문점 1차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누는 장면만 연출해도 후속적인 실무 협상이 시작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