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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DMZ 만남 ‘아름다운 친서’로 사전 교감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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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DMZ 만남 ‘아름다운 친서’로 사전 교감 있었나

사진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때 단독 정상회담 모습.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때 단독 정상회담 모습.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DMZ 만남’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면서 두 정상이 주고받은 ‘아름다고 흥미로운 친서’가 주목받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트위터를 통해 비무장지대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제안이지만 양측이 사전에 교감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따뜻하고 아주 좋은 친서"라며 "그 편지를 고맙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과 친서 내용을 공유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노르웨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김정은 동지께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 왔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주고받은 메시지와 관련해 '흥미로운 내용'이라는 표현이 거듭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결국 이 내용은 북미 정상간 회동 제안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많은 사람들과 회담을 가지겠지만 그와는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다만 그는 "어쩌면 그와 다른 형식으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But I maybe speak with him in a different form)"고 언급하며 정상회담이 아닌 다른 형식의 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상의 만남은 경호·의전 차원에서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가능성이 확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은 이 ‘다른 형식의 대화’에 주목하고 있다.
남북은 이미 지난해 5월 특별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고 2차 판문점 정상회담을 개최한 경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이와 유사한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셈이다. 정식 회담이 아니라 인사만 나누는 만남일 경우 의제 조율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북한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공식 제의를 받지 못했으나 응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의 결단만 남아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이 만나게 될 경우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비핵화 협상은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 4월 열린 판문점 1차 남북 정상회담 때처럼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누는 장면만 연출해도 후속적인 실무 협상이 시작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