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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메이저들, 기후위기 줄소송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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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메이저들, 기후위기 줄소송 직면

네덜란드 법원은 로열더치쉘에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속도를 더 급속하게 진행하도록 판결한 후 줄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법원은 로열더치쉘에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속도를 더 급속하게 진행하도록 판결한 후 줄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석유메이저들이 기후위기와 관련해 줄소송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주 '석유업계 세기의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는 네덜란드 법원의 로열더치쉘 소송 판결 후폭풍이다.

로이터는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법원이 쉘에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감축 속도를 업체가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속하게 진행토록 한 판결이 전세계, 특히 유럽 각국에서 석유메이저들에 대한 줄소송 봇물을 트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법원은 지난 26일 환경시민단체들이 네덜란드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제소한 소송에서 시민단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쉘의 더딘 탄소배출 감축 계획이 기후위기를 불러 시민권을 침해한다는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아울러 쉘에 2030년까지 CO₂배출 규모를 2019년 대비 45% 감축할 것을 지시했다. 2019년 쉘의 CO₂배출 규모는 약 16억t이다.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 석유메이저인 쉘은 이같은 주문이 달성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쉘은 감축하라고 법원이 명령한 규모가 영국의 연간 탄소배출 규모의 4배에 이르는 규모라면서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쉘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20% 줄이고, 2035년까지는 45%, 그리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법원 판결은 그러나 이 정도 노력으로는 기후위기를 불러 시민권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법원은 쉘이 네덜란드 법이 정한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쉘의 회사 정책과 배출가스가 기후변화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결론냈다.

이 판결은 석유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시민단체, 네덜란드 시민들과 함께 이번 소송을 주도한 환경단체 '프렌즈 오브 디 어스' 측 변호인 로저 콕스는 "네덜란드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이번 판결의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첫번째 판례가 나온 터라 이를 토대로 확실한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쉘은 법원의 판결이 월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세계 탄소배출은 네덜란드 법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면서 이번 소송에서 다뤄진 문제들은 의회가 논의해 입법을 통해 기업들에 강제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쉘의 배출가스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원고측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쉘은 주장했다.

쉘의 주장은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기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 지방정부의 기후위기 소송에서 정부측을 대신해 석유업체들을 상대해 온 변호사 마이클 버거는 비록 26일 판결이 네덜란드 법에 기초한 것이기는 하지만 법원이 적시한 '주의의무 태만'은 전세계 각국의 법체제에 모두 녹아있다고 말했다.

버거는 "같은 문제에 대해 다른 여러 나라에서 소송들이 줄을 이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프랑스에서는 토탈이 비슷한 소송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컬럼비아 법대 산하의 사빈 기후변화법 센터에 따르면 현재 미 법원에에 진행 중인 유사 소송이 1375건이고, 전세계 각국에서 약 425건의 기후위기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다만 미국내 소송은 업계가 피고이지만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이 이뤄지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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