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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새 주인 누가 되나…포스코·현대차·LX 등 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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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새 주인 누가 되나…포스코·현대차·LX 등 물망

해수부, 올해 매각 타당성 외부 컨설팅 착수
긍정적 전망 나오면 매각 착수 가능성 높아
포스코‧현대차‧LX 등이 잠재 인수후보 기업
영구채 문제‧해운시장 하향세 등이 발목 잡아

HMM의 첫 번째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지난 2020년 첫 항해에서 독일 함부르크항에 입항하자 방제선으로부터 물대포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HMM이미지 확대보기
HMM의 첫 번째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운반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지난 2020년 첫 항해에서 독일 함부르크항에 입항하자 방제선으로부터 물대포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HMM
HMM이 매각을 통해 민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떤 기업이 새 주인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올해 HMM의 민간 매각 타당성에 대한 외부 컨설팅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구체적인 일정은 나와 있지 않지만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가 우리 해운시장의 불확실성, 경제 상황, 증권 시황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을 점검하면서 매각 계획을 어떻게 짤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HMM 민영화는 박근혜 정부부터 진행해온 조선‧해운산업 구조개편 작업의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현재 산업은행(20.7%)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6%) 등이 4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대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큰 타격을 입자 정부가 나서서 국가 예산을 집중 지원해 살려냈다.

HMM의 시가총액은 9조6500억원 수준이며, 지분가치는 3조9000억원에 이른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할 경우 최소 4조원, 최대 5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조원대에 한화그룹에 넘겨진 대우조선해양보다 높은 가격이다.

덩치가 큰 만큼 인수 후보는 소수 기업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매물이 나올 때마다 단골 고객으로 오르고 있는 포스코가 유력하다. 포스코는 유연탄과 철광석 등 연‧원료와 철강재 완제품 운송 등 사업 내에서 물류 비중이 높지만 이들 물량을 외주하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용도 증가하는 등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대 중반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인수하려고 했고, 자체적으로 물류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해운업계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2020년 자회사 ‘포스코GSP’를 설립하면서 물류 프로세스의 개선을 추진했으나 역시 반쪽짜리 성과에 머물렀다.

이에 HMM을 인수하면 자체 물류사업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등 신재생 에너지와 원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수출 물량 등 그룹사 자체 화물량이 많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고, 포스코플로우(옛 포스코터미날)를 통해 계열사 내 물류 기능을 통합하는 등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포스코의 인지도를 더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거론된다. 범현대가의 일원을 되찾아 온다는 명분도 충분하다. 그룹 물류를 전담하는 현대글로비스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라도 HMM의 가치는 충분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 핵심 계열사이기도 하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HMM 인수에 나설 경우 현대중공업 등 현대가 그룹이 함께 지원하는 형식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LG그룹에서 독립한 구본준 회장의 LX그룹도 잠재 후보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LX그룹인 LG가의 물류 계열사인 LX판토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물량을 주로 취급하지만 판토스도 사세 확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구본준 회장도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로서 면면은 알려지고 있으나 정작 인수 참여를 확정한 기업은 아직 없다. 구체적인 매각 일정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산은이 들고 있는 영구전환사채(CB)와 영구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도 부담거리다. 산은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신규 발행주식 수만 5억3600만 주에 이른다. 현재 HMM의 유통 주식수는 4억8903만 주가량이다. 이러면 인수 가격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올해 해운업 경기가 하락세라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물동량이 줄어들어 해운 운임이 1년 새 80% 떨어졌다. HMM은 해운동맹체인 디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어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빠른 운임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위급한 상황까지 몰릴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HMM의 민영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 때문에 정부와 인수 기업, HMM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