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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기업,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골드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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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기업,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골드러시'

철도망‧의료시설 등 피해…재건 사업 최대 7500조원
국제박람회 22개국 참여…한국, 건설분야 기업 소개

러시아의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의 보로디얀카 건물이 파괴됐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전쟁이 끝난 후 재건에 나설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의 보로디얀카 건물이 파괴됐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전쟁이 끝난 후 재건에 나설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으나 전쟁 발발 1주년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준비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제2의 마셜 플랜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셜 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부터 1951년까지 미국이 서유럽 16개 나라를 대상으로 행한 대외 원조 계획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기업들을 비롯한 세계 수천 개의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대 건설 현장으로 바뀔 것이라고 NYT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2만3000㎞ 이상의 도로와 300개 이상의 교량, 630만㎞의 철도망 및 41개의 철도 교량이 파괴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봤다. 의료시설 1218곳이 공격받았고, 병원 173곳은 완전히 파괴돼 의료시설 복원에만 최대 1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가공할 인간 비극이 발생했으나 이는 또한 엄청난 경제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1380조~7500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러시’가 당장 현실이 될 수는 없다. 현 단계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에 바로 뛰어들 민간 기업은 거의 없다. 지난 1년간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경제는 30%가 감소했다. 우크라이나가 당장 재건에 나설 수 없고, 파괴된 전력 시설 등을 복구하는 게 급선무이다.

하지만 지난 15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박람회 열렸다. 이 행사는 우크라이나 외교부,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등이 후원했고,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 22개국의 300여 개 정부 기관, 민간 단체, 건설·제조 기업이 참여했다. 한국 측에서는 주폴란드 한국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바르샤바·키이우 무역관, 해외건설협회가 참여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현황, 개발 협력 활동, 건설 분야 유망 국내 기업 등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24개 도시와 지자체가 대표단을 파견했다. 특히 러시아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도시의 주요 시설이 파괴된 항구 도시 마리우폴, 수도 인근의 도시 부차와 어핀 등이 참가했다고 외신이 20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지자체 대표들은 외국 기업을 상대로 도시 재건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요청했다. 세르기이 자하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이번 행사에서 “우리가 올해 안에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는 시민들이 되돌아올 수 있도록 서둘러 민간 주거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마리우폴의 약 90%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쟁 전에 55만 명가량의 시민이 거주했고, 지금도 12만~15만 명가량의 시민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민간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산한 전후 재건 사업 규모는 7500억 달러(약 980조원)에 이른다. 당시 발표한 총 3단계 재건 계획에 따라 2023~2025년을 ‘전후’ 기간으로 정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임시 주택, 학교·병원 건립을 위해 올 초부터 민간 투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전후 복구 비용을 누가 댈 것이냐 하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 및 세계은행 등은 현재 재건 비용 조달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 연설에서 전쟁이 끝난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을 내도록 하는 방법을 서방 동맹국들이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유럽연합(EU) 지역에 동결된 러시아 국가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