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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학들 ‘AI로 만든 리포트’ 솎아내기 대책 마련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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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대학들 ‘AI로 만든 리포트’ 솎아내기 대책 마련 부심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AI 기술에 의존해 저지르는 부정행위지만 표절행위를 막기 위한 대학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롤링스톤이미지 확대보기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AI 기술에 의존해 저지르는 부정행위지만 표절행위를 막기 위한 대학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롤링스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상징되는 AI 기술의 획기적인 진화가 고용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 즉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할 가능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그러나 AI의 혁명적 발전은 또 다른 문제에 관한 걱정을 심각하게 키우고 있다.

첨단 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보고서를 인간이 어떻게 솎아낼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다. 학생들이 제출하는 리포트를 평가해야 하는 대학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자신의 노력은 들어가지 않고 챗GPT에 의존해 만들어진 거의 완벽한 수준의 보고서를 내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부정행위 또는 표절에 속하지만 학생이 첨단 AI를 어느 정도 활용했는지를 잡아내고 판단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AI에 기반한 부정행위를 가려내기 위해 미국 대학들이 현재로서 가능한 여러 가지 방안을 백방으로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필기시험 의무화

시험 답안을 직접 글로 써내도록 하는 필기시험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세인트존스대의 보니 맥켈러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답안이나 보고서를 제출하는 온라인 시험이나 온라인 리포트 같은 것을 없애고 직접 글로 적어 답안을 내거나 보고서 내용을 채우도록 하는 방식을 올들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까지 AI에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컴퓨터 과학을 제대로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AI에 의존하는 한 학생들이 고급 과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맥켈러 교수는 “비단 컴퓨터 관련 전공을 하는 학생들뿐 아니라 인문 교양 과정을 공부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문제가 나타났다고 있다는 것이 동료 교수들의 전언”이라고 강조했다.

◇문제 푸는 과정 적시

답안을 푸는 과정이나 리포트에 담은 내용을 찾아내는 과정이나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AI발 부정행위나 표절에 대응하는 교수들도 있다.

미시간주대립대에서 AI를 가르치는 윌리엄 하트-데이비드슨 교수는 “학생이 과제물을 제출할 때 자신이 구체적으로 알아낸 것을 비롯한 스스로 노력해 찾은 것을 적시하도록 요구하는 방향으로 과제물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해야 자신은 전혀 노력하지도 않고 AI의 도움만 받아 채운 내용을 가려낼 수 있다는 것.

생성형 AI가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비교적 단순한 사실 확인이나 단순한 답변을 솎아내기 위해 이같은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트-데이비드슨 교수는 “이미 제출한 내용에 대해서도 다른 표현을 사용해 다시 쓰도록 함으로써 새로 설명할 것을 요구하거나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할 것을 요구하는 방법도 AI에 의존해 베끼는 행위를 규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집 이력 적시‧리포트 제출 폐지‧토론 확대

답안이 됐든 리포트가 됐든 상관없이 사람이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잘못된 것을 고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을 수정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점에 착안해 초안과 최종안을 비교할 수 있게 하거나 글을 고친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 AI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도록 하는 방법도 AI발 부정행위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시됐다.

핀란드 이위베스퀼레대학에서 언어커뮤니케이션학을 가르치는 데이브 세이어스 교수는 “컴퓨터에 로그인 기록이 남는 것처럼 학생이 리포트를 제출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글을 직접 수정했는지를 밝히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소재 버틀러대학은 최근 펴낸 AI발 부정행위 대응 가이드에서 리포트를 써내도록 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즉석으로 질문을 벌이고 답변하는 방식의 시험을 확대하고 토론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평가하는 방식을 교수들에게 권장하고 나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