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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뉘르부르크링에 N 전용 초고속 충전소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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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뉘르부르크링에 N 전용 초고속 충전소 개소

N 브랜드 탄생지 '녹색 지옥'에 전동화 시대 상징적 이정표
모든 전기차에 개방…독점 아닌 '포용의 고성능' 철학 제시
현대자동차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 개소한 N 브랜드 전용 초고속 충전소. 현대차는 N 브랜드의 탄생지인 이곳에 상징적인 충전 시설을 마련하며, 모든 전기차에 개방하는 '포용의 고성능' 철학을 제시했다. 사진=오토블로그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 개소한 N 브랜드 전용 초고속 충전소. 현대차는 N 브랜드의 탄생지인 이곳에 상징적인 충전 시설을 마련하며, 모든 전기차에 개방하는 '포용의 고성능' 철학을 제시했다. 사진=오토블로그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N의 전동화 시대를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26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 지원을 위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 N 브랜드 전용 초고속 충전소를 공식적으로 연다고 밝혔다.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을 잇달아 선보이며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현대차가, 이번에는 브랜드의 상징적인 곳에 핵심 기반 시설을 더하며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포문을 열었다.

이번에 문을 연 N 초고속 충전소는 지난해 호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인 N 전용 충전 시설이다. 뉘르부르크링의 유명한 노르트슐라이페 코스 입구 옆에 자리 잡아 접근성을 높였다. 충전기는 15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해, 서킷을 달리는 운전자들이 빠르게 충전하며 주행을 이어가도록 마련했다. 특히 이 시설을 현대차 고객뿐 아니라 호환되는 모든 전기차에 개방한 점은, 충전 시설을 독점하는 타사와 다른 현대차만의 차별점이다. 고성능과 접근성을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N의 심장'에 새긴 전동화 약속
뉘르부르크링이 상징하는 뜻은 남다르다. 현대 N 브랜드가 태어나고 차량 성능을 개발하고 개선한 상징적인 곳으로서, 전동화와 고성능 주행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 모든 N 차량이 약 20.9km(13마일)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아스팔트 위에서 혹독한 한계 시험을 거쳐 완성되는 곳이 바로 여기다. 이곳에 충전소를 세운 것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양산형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이 더는 꿈이 아닌, 트랙을 지배하는 '현실의 병기'임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이번 발표는 현대차가 세계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중요한 때에 나왔다. 현대차는 최근 세계 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추세에 2분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약 16% 떨어지는 등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급증하는 미국 시장 판매량과 역대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모델 수요 덕분에 분기 매출 약 353억 달러(약 48조 8728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저력을 보였다. 이러한 저력이 미래 고성능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 '실속'에서 '고성능'으로…충전 케이블로 잇는 50년 역사

N 초급속 충전소는 현대차의 지난 50년 역사를 관통하는 끊임없는 진화의 연장선에 놓여있다. 1980년대 실용적인 세단 엑셀에서 시작해 고급 세단 G90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주목받지 못하는 시장에서 자기 체급을 뛰어넘는 힘을 보여주며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 한때 '실속'의 대명사였던 회사가 이제 접근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전동화와 고성능이라는 두 목표를 모두 겨냥하는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뉘르부르크링에 터를 잡은 충전소와 전시장에서 고객을 맞는 전동화 N 모델들은 현대차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한다. 하나의 충전 케이블은 회사의 유산과 미래를 연결하는 상징이자, 전동화 고성능 전략을 떠받치는 단단한 기반이 된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