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DDR 가격 상승률 전망 17%서 32%로 높여
2027년 수요 36.2% 증가, 공급은 19.3%에 그칠 전망
2027년 수요 36.2% 증가, 공급은 19.3%에 그칠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공급을 계속 앞지르면서 D램 가격 상승 압력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투자은행 UBS는 3분기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 계약가격 상승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32%로 두 배 가까이 높였다. 4분기 전망도 12%에서 18%로 상향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예상보다 강한 반면 공급 증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Wccftech는 UBS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D램 시장의 공급 제약이 2028년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DDR은 PC와 서버 등에 널리 쓰이는 대표 D램 계열이다.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시장의 전면에 있지만 일반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DDR 계열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 2027년 수요·공급 격차 17%포인트
UBS가 주목한 핵심은 수요와 공급의 속도 차이다.
UBS는 2027년 메모리 수요가 36.2% 증가하는 반면 공급 증가는 19.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약 16.9%포인트 앞서는 셈이다.
이 격차는 가격 상승의 근거가 된다. 메모리 업체들이 HBM과 서버용 고부가 제품에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범용 D램과 낸드 공급이 빠듯해지고 있고 AI 기업들의 장기 구매계약도 공급 여유를 줄이고 있다.
◇ 낸드도 3분기 30% 상승 전망
가격 상승은 D램에만 그치지 않는다.
UBS는 낸드 가격도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30%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 17%보다 크게 높인 수치다. 4분기 낸드 가격 상승률은 12%로 예상했다.
낸드는 스마트폰, PC, 데이터센터 저장장치에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빠르게 불러오는 저장장치도 필요하다.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낸드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다만 낸드는 이미 가격이 높은 수준에 올라 있어 구매자들이 추가 인상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변수다. 가격이 너무 빠르게 오르면 소비자용 전자제품과 일반 기업용 장비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
◇ 트렌드포스도 3분기 공급 부족 경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을 확인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가격 상승률은 15%로 제시했다. UBS 전망보다 낮지만, 방향은 같다.
트렌드포스는 D램 시장이 3분기에도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봤다. 다만 소비자 시장 수요가 약해지고 이미 가격 기준선이 높아진 만큼 상승 속도는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메모리 업계의 가격 결정력이 강해졌지만 무한정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높은 가격을 감수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PC·가전·자동차 등 일반 수요처는 비용 부담에 민감하다.
◇ 하이퍼스케일러 자금 조달 부담 커진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빅테크의 AI 투자 비용에도 영향을 준다.
UBS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을 자본시장으로 더 밀어낼 수 있다고 봤다.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대형 클라우드·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계속하려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AI 인프라 투자는 GPU 구매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버용 D램, HBM, 낸드 저장장치, 전력설비, 냉각장치, 네트워크 장비가 함께 필요하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데이터센터 1개를 구축하는 총비용도 올라간다.
이는 AI 투자 경쟁의 비용 구조를 바꾼다. 자금력이 큰 빅테크는 장기 계약으로 물량을 선점할 수 있지만 중소 클라우드 업체나 일반 기업은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엔 가격 협상력
공급사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AI 메모리 수요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HBM뿐 아니라 DDR, 서버용 D램, 낸드 가격이 함께 오르면 메모리 사업 전반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특히 AI 서버용 메모리는 기존 PC·스마트폰용 메모리보다 수익성이 높다. 메모리 업체들은 제한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정하고 있고 이는 범용 제품의 공급 부족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
이번 UBS 전망은 메모리 사이클이 과거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과거 메모리 시장은 호황기 증설이 곧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경기순환 산업이었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장기 계약과 대규모 선점 경쟁으로 바뀌면서 공급 조정이 예전보다 쉽지 않아졌다.
◇ 소비자 시장은 가격 부담 한계
반대로 소비자 전자제품 시장에는 부담이다.
D램과 낸드 가격이 계속 오르면 스마트폰, PC, 게임기, 서버 장비 가격에도 압력이 생긴다. 제조사는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거나, 메모리 용량을 줄이거나, 마진을 희생해야 한다.
트렌드포스가 가격 상승 속도 둔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강하지만 소비자용 시장은 고가 부품을 계속 흡수하기 어렵다. 이미 높은 가격 기준선이 형성된 상태에서 추가 인상이 이어지면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메모리 시장의 다음 변수는 AI 수요의 지속성과 공급 증설 속도다. UBS 전망대로 2027년 수요가 공급을 17%포인트 가까이 앞선다면 가격 강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2027년 하반기 이후 신규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가격 조정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