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용인·청주 설비 증설로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
삼전도 'ADR 카드' 검토 가능성…"당장 추진 가능성 제한적"
삼전도 'ADR 카드' 검토 가능성…"당장 추진 가능성 제한적"
이미지 확대보기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며 40조 실탄 마련에 성공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자금조달 기반을 확보한 만큼 경쟁사인 삼성전자 역시 자금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스페이스X' 이은 역대급 규모…시장지배력 강화 포석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현지시간 10일)부터 나스닥 시장에서 ADR 거래를 시작한다. 회사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에 해당하는 최대 1779만주(ADR 기준 1억7790만주)를 신주로 발행했으며,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로 확정됐다. 이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약 265억7100만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역대 기업공개(IPO) 중 스페이스X(750억 달러)에 이은 두 번째 규모로, 외국 기업 중에서는 2014년 중국 알리바바(250억 달러)를 넘어선다. 공모 대금은 오는 14일 납입 예정이며, 확보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 생산설비 확충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는 내년 말까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도 약 11조90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HBM 생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금 조달이 단순 설비투자를 넘어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승부수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75~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메모리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 역시 일본 히로시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HBM 생산 확대에 나서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장의 또 다른 의미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꼽는다.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동일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세계 1위이자 D램 시장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돼 왔다.
이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초 ADR 상장 추진과 관련해 "한국 주주뿐 아니라 미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회사를 알릴 수 있어 더욱 글로벌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 풍부한 현금성 자산 보유"…韓 증시 '공동화' 우려도
이에 일각에서는 AI 투자 확대와 글로벌 투자자 기반 강화 차원에서 삼성전자 역시 미국 자본시장 활용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삼성전자에도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른 시일 내에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외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증시 대장주로서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접근성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대규모 자금 조달과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대라는 목적이 분명했다"며 "이와 달리 삼성전자가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선다면 주주가치 제고가 주된 목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자본시장 전략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우량기업의 해외 상장이 확산될 경우 국내 증시 공동화에 고민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