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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180대 추가 확정… 유럽 표준 플랫폼 노리는 한국 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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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180대 추가 확정… 유럽 표준 플랫폼 노리는 한국 방산

폴란드발 1000대 프로젝트 본궤도… 현대로템, 지상 무기 교두보 확보
1·2차 누적 360대 계약 완료, 3차 210대 협상 돌입… 동유럽 재무장 수요 흡수
한국 방위산업이 단발성 무기 수출을 넘어 유럽 지상 무기 시장의 표준 플랫폼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폴란드 정부와 진행하는 K2 블랙팬서 전차 대규모 공급 계약이 차수별로 구체화하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사진=현대로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방위산업이 단발성 무기 수출을 넘어 유럽 지상 무기 시장의 표준 플랫폼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폴란드 정부와 진행하는 K2 블랙팬서 전차 대규모 공급 계약이 차수별로 구체화하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사진=현대로템

한국 방위산업이 단발성 무기 수출을 넘어 유럽 지상 무기 시장의 표준 플랫폼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폴란드 정부와 진행하는 K2 블랙팬서 전차 대규모 공급 계약이 차수별로 구체화하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중장기 실적 가시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글로벌 무기 시장의 고질적인 공급 지연을 틈타 신속한 납기 능력을 입증한 한국 방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부 전선 재무장 흐름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현대로템이 폴란드 전차 공급 물량을 현재까지 총 360대 확보하며 대규모 수주잔고를 현실화한 결과다. 1180대 완제품 인도를 마친 데 이어 2180대 물량을 확정했다. 앞으로 독일 레오파르트2 생산 지연 공백을 뚫고 K2 플랫폼이 NATO 동부 전선의 새로운 지상 표준 무기체계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에 따른 장기 경쟁자 부상 리스크가 존재하나, 드론 방어와 능동파괴체계(APS) 성능 개량 사업이 추가 매출원으로 연결될 수 있어 주목된다.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 노바 테크니카 보이스코바가 11(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폴란드 군비청과 현대로템은 총 1000대 규모 총괄계약 물량을 6개의 이행계약으로 나누어 추진하는 청사진 아래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로템이 폴란드 전차 수출 총괄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지난 20227월이다. 현대로템이 20228월 체결한 1차 이행계약 물량 180대는 2025년 말까지 폴란드 육군에 인도가 모두 끝났다. 폴란드 군비청이 20258월 서명한 2차 이행계약 규모는 총 65억 달러(97720억 원).

현대로템과 폴란드 정부가 20258월 계약으로 확정한 2차 이행계약의 K2 전차 물량은 총 180대다. 양국 협상단이 20267월 현재 올해 말 타결을 목표로 조율 중인 3차 이행계약(EC3) 예상 규모는 총 210대 수준이다. 현대로템이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이행할 3차 계약까지 타결하여 마무리하면 누적 확정 물량은 총 570대에 이른다.

공급 지연 틈탄 공략… NATO 동부 표준 시동


이번 대규모 확정 계약은 유럽 메인 배틀 탱크(MBT) 시장의 구조 변화에서 비롯됐다. 기존 유럽 지상 무기를 지배하던 독일 레오파르트2 전차는 생산 설비 노후화와 공급망 차질로 납기가 수년씩 지연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차(MGCS) 프로젝트 역시 양국 이해관계 대립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폴란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4% 수준까지 끌어올린 동유럽 국가들에 한국은 조건을 모두 맞춘 대안으로 부상했다. 한국 방산 특유의 신속한 납기 능력과 전향적인 기술 이전 조건, 한국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패키지 금융 지원 능력이 결합한 결과다.

K2 전차 공급 구조를 보면 철저한 시장 맞춤형 전략이 돋보인다. 2차 이행계약 물량 180대 가운데 116대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한국 창원 공장에서 완제품(K2GF) 형태로 조기 인도돼 폴란드 북부 바르미아·마주리 국경 지대의 전력 공백을 메운다.

나머지 물량인 폴란드형 K2PL 전차 64대와 구난·교량·개척 전차 등 계열 지원 차량 81대는 폴란드 국영방산그룹(PGZ) 산하 부마르 라벤디 공장에서 현지 조립 생산(SKD) 방식으로 제작된다. 단일 수출에 머물지 않고 폴란드 현지 생산 기지를 확보함으로써 루마니아, 체코 등 후속 동유럽 수출 전선에서 물류·정비 거점으로 활용할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술 이전의 양면성과 성능 개량 추가 매출 기회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동반한 계약 구조는 국내 방산 업계에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던진다. 차체·포탑 구조물, 주포, 자동장전장치, 현수장치 등 핵심 기술 4가지가 폴란드 측에 넘어가면서 장기적으로 폴란드가 독자적인 전차 업그레이드 역량을 갖춰 유럽 시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할 우려가 있다. 국산화율이 올라갈수록 한국산 순수 부품 수출 마진이 감소하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입증된 드론 위협과 대전차 미사일 고도화는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고마진 추가 매출 기회가 된다. 폴란드 육군은 K2 전차의 험지 돌파력과 자동장전장치를 활용한 높은 가동률(90% 이상)에는 만족하면서도, 드론 방어를 위한 방호력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K2PL 전차에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교란하는 소프트킬 기능 위주의 안티드론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나, 현지 군 지뇌부들은 위협체를 직접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 방식의 능동파괴체계(APS) 통합을 요구한다.

국내 방산 업계는 이미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한화시스템, LIG D&A 등이 한국형 APS 기술과 탐지 레이더 요격 장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 트로피 시스템과 비교해 국산 APS 기술의 적용 가능성이 타진되는 만큼 향후 양산 이후 진행될 성능 개량(PIP) 사업은 현대로템과 국내 전자 방산 기업들에 수천억 원 규모의 후속 수주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 국산화와 금융 보증이 가르는 이익 체력


투자 관점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동력계통(파워트레인)의 국산화와 생산 능력 확대다. K2 전차의 심장인 1500마력급 DV27 디젤 엔진을 공급하는 HD현대인프라코어는 자사 군산 사업장 부지 안에 1168억 원을 직접 투자해 새로운 군수 엔진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제품 양산은 이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인프라 구축 완료 시점은 2027년 말까지로 계획되어 있다.

새로운 공장은 전차용 방산 엔진을 연간 120대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존 인천 공장의 방산 엔진 생산 능력에 이번 군산 신공장 물량이 더해지면 회사 전체의 총 연간 생산 능력은 240대 수준으로 확대된다.

수출용 K2 전차 엔진의 기당 단가(ASP)가 수억 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연 240대 총생산 체제는 폴란드 2·3차 계약 물량뿐 아니라 향후 타국 수출 물량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규모다. 파워트레인 국산화율 상승은 현대로템의 수출 영업이익률을 향상하는 핵심 요인이다. 수출 영업이익률이 내수 대비 최대 두 배 이상 높은 두 자릿수 수준으로 유지되는 원동력이 된다.

향후 수주잔고가 매출로 인식되는 2027~2034년까지 현대로템의 지상 무기 부문 외형 성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종 관문은 금융 지원 규모다. 대규모 무기 도입 시 수출국의 금융 보증이 필수적인 만큼 한국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폴란드향 금융 보증 한도 확대와 시중은행 금융단 협의 결과가 3차 이행계약의 최종 수수료율과 마진율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아울러 폴란드가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정 부담과 유럽연합(EU)의 재정 규율 준수 여부 등 거시적 리스크 요소도 장기 투자자들이 지속해서 점검해야 할 지표다. 앞으로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지표는 이르면 2026년 하반기로 예정된 군산 신공장의 초도 가동 일정 공식 발표와 올해 말 타결을 목표로 삼은 3차 이행계약 금융 보증 비율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