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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정유사, 홍해 사우디 원유 인수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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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정유사, 홍해 사우디 원유 인수에 난색

한국·일본은 시디케리르 배정…일부 9월 물량 포기 검토
선박 확보 어려워 얀부 대신 이집트 인도 요구
홍해 연안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 사진=사우디 아람코이미지 확대보기
홍해 연안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 사진=사우디 아람코

홍해에서 선박 공격 위험이 커지면서 일부 아시아 정유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연안의 얀부항에서 원유를 인수하는 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선박 확보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집트 지중해 연안에서 원유를 넘겨받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소 2곳의 아시아 정유사가 9월 장기계약 물량을 얀부가 아닌 이집트 시디케리르항에서 인수할 수 있는지를 아람코에 문의했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홍해 지역에서 유조선과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하면서 선주들의 위험 부담이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차질을 빚은 뒤 얀부는 사우디가 대규모 원유 수출을 유지하는 핵심 거점으로 떠올랐지만 홍해마저 위험지역으로 부상한 셈이다.

다만 시디케리르에서 원유를 인수하더라도 비용 문제가 남는다. 홍해를 피하려면 지중해에서 출발해 아프리카를 돌아 아시아로 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 관계자들은 시디케리르를 이용할 경우 운송비가 높아져 최소 한 곳의 정유사가 9월 월간 배정 물량을 아예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산 원유의 일부는 아람코의 9월 판매 물량 배정에 앞서 이미 시디케리르로 우회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람코는 9월 물량 배정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정유사에는 시디케리르에서 원유를 인수하도록 요청했다. 반면 중국, 대만, 인도 정유사 대부분에는 얀부에서 원유를 가져가도록 요구했다고 거래 관계자들은 전했다.

아시아 정유사들은 아람코와 연 단위 장기계약을 맺고 일정 규모의 사우디 원유를 구매한다. 다만 월별 인수 물량에는 일정한 탄력성이 있어 필요하면 특정 달의 물량을 줄이거나 건너뛸 수 있다.

아람코가 9월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원유를 배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거래 관계자들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정유사에 판매된 물량은 최근 몇 달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후티의 위협이 본격화하기 전 사우디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원유는 얀부에서 선적된 뒤 홍해 남단의 좁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했다. 지난달에는 중국계 유조선 2척이 사우디 원유를 싣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켠 채 바브엘만데브를 통과했지만 공격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위치 신호를 끄고 운항하는 선박도 많다.

아람코는 9월 아시아 고객 대상 주력 원유 가격을 인하해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 가격은 페르시아만 안쪽의 라스타누라에서 선적하는 원유를 기준으로 한다. 다른 지역에서 원유를 인수하면 추가 물류비가 붙어 정유사가 실제 부담하는 가격은 더 높아진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