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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독주 막아라"… 혼다, 미쓰비시 '트라이톤' 공급받아 픽업트럭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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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독주 막아라"… 혼다, 미쓰비시 '트라이톤' 공급받아 픽업트럭 합류

2028년부터 태국산 미쓰비시 사다리 프레임 트라이톤에 혼다 엠블럼 달고 동남아 전역 판매
혼다, 30년 만의 타사 OEM 수급… 中 전기차 공세 속 동남아 개발비 절감과 라인업 보강
미쓰비시 태국 공장 가동률 회복 기대… '연 1,700만 대 토요타' 맞선 '740만 대 반(反)토요타 동맹' 본격 가동
혼다 자동차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혼다 자동차와 로고. 사진=로이터
글로벌 전기차 전환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경쟁, 그리고 중국 완성차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토요타 연합'과 '혼다·닛산·미쓰비시 3사 동맹'이라는 명확한 양대 진영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혼다 모터가 미쓰비시 모터스의 간판 픽업트럭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아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독자 노선을 고수해 온 3사 간의 물리적 하드웨어 공유가 가시화됐다.

10월 24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혼다와 미쓰비시는 공식 발표를 통해 혼다가 오는 2028년부터 미쓰비시가 생산하는 픽업트럭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본격 판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에 따라 미쓰비시는 자사의 주력 생산기지인 태국 공장에서 자사 대표 1톤 픽업트럭인 '트라이톤(Triton)'에 혼다 배지를 부착한 파생 모델을 위탁 생산하게 된다. 이 차량들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주요국의 혼다 현지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된다. 혼다가 단순 공동개발이 아닌 다른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완성차를 OEM 형태로 전량 공급받는 것은 약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이례적인 조치다.

'사다리 프레임' 공백 메운 혼다… 동남아 개발비 절감 승부수


혼다가 자존심을 굽히고 미쓰비시의 손을 잡은 배경에는 동남아 시장의 특수성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공백이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험로 주행성과 내구성이 필수적인 핵심 볼륨 차종이다. 미쓰비시 트라이톤은 험로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견고한 '사다리 프레임(Ladder-frame)' 섀시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혼다는 북미 시장용으로 승용차 기반 모노코크 구조의 릿지라인(Ridgeline) 픽업트럭만 생산해 왔을 뿐, 정통 프레임 바디 픽업트럭 플랫폼을 보유하지 못했다.

현재 혼다는 자원을 북미, 인도, 일본 등 핵심 전략 시장의 전동화 및 SDV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전통적인 일본 텃밭이었던 동남아에서 BYD 등 중국산 전기차가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하자, 혼다는 막대한 개발비가 드는 프레임 트럭을 독자 개발하는 대신 검증된 미쓰비시 모델을 수혈받아 라인업을 신속히 보강하는 실리적 선택을 내렸다.

미쓰비시 태국 공장 가동률 '단비'… 닛산 나바라 이어 혼다까지 수탁


미쓰비시 모터스 역시 이번 계약을 통해 극심한 유휴 설비 부담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미쓰비시의 베스트셀러인 트라이톤은 2025 회계연도 기준 글로벌 판매량 13만 대를 기록하며 닛산의 픽업트럭인 '나바라(Navara)'의 생산기반으로도 활용되는 등 플랫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미쓰비시 태국 공장은 2025 회계연도 기준 연간 생산능력(CAPA)이 38만 6,000대에 달함에도 실제 생산량은 17만 대 안팎에 그쳐 가동률이 40%대로 떨어졌다. 2027 회계연도 중반 태국 내 3개 조립 공장 중 1곳의 가동을 영구 중단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잉여 설비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번 혼다 물량 수탁은 태국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결정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연 1,700만 대' 토요타 제국 맞서… '740만 대' 혼다·닛산·미쓰비시 대항마 급부상


이번 픽업트럭 제휴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3사 동맹이 본격적인 실질 실행 궤도에 올랐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는 지난 2024년 전략적 파트너십 추진을 전격 선언했으나 복잡한 이해관계 조율 문제로 한동안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면서 지난 8월 혼다와 닛산이 차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핵심 OS 및 전장 아키텍처를 공동 개발하기로 전격 합의했고, 미쓰비시 역시 이 플랫폼 합류를 공식 검토하면서 통합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이로써 일본 완성차 산업은 사실상 거대한 양대 진영 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우선 일본 최대 완성차 기업인 토요타는 일찌감치 다이하츠, 스즈키, 스바루, 마쓰다 등과 상호 지분 출자 및 차종 공급 제휴를 맺으며 연간 글로벌 판매량 약 1,700만 대에 달하는 거대한 토요타 진영을 확고히 구축해 놓았다.

이에 맞서는 혼다·닛산·미쓰비시 연합은 3사의 연간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약 740만 대 수준으로 규모 면에서는 토요타 그룹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독자 노선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해진 3사가 소프트웨어 지능화와 전동화 파워트레인 연구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별 하드웨어 플랫폼 공유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함으로써 토요타 제국에 맞설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분석가들은 "거대 자본을 앞세운 토요타와 초고속 제품 주기를 과시하는 중국 전기차 진영 사이에서 일본 2위권 제조사들의 독자 생존 공간은 사라졌다"며 "혼다의 미쓰비시 픽업 도입은 플랫폼 공유의 첫 실질적 성과이며, 향후 동남아와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3사 간의 차량 및 생산 라인 교차 활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