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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출 어찌하오리까?...무역웹사이트 수출품 38%가 제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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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출 어찌하오리까?...무역웹사이트 수출품 38%가 제재대상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북한이 개설한 대외무역 웹사이트의 수출 품목 상당수가 국제사회 제재대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수출품이 제재를 받으면 북한의 외화수입이 더욱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을 통해 부족한 외화 보유고를 채우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 등이 북한 노동자 본국 귀환을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 무역웹사이트 조선의 무역. 사진=VOA캡쳐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무역웹사이트 조선의 무역. 사진=VOA캡쳐

미국의 소리방송(VOA)는 6일 북한이 지난해 개설한 ‘조선의 무역’ 웹사이트엔 204개의 제품이 수출 가능 품목으로 소개돼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204개 품목은 ‘하나전자무역회사’가 만든 휴대용 액정 TV, ‘조선묘향 천호합작회사’의 보습액, 천연미안제, 인삼 치약, ‘조선악기총회사’의 가야금 등 종류도 다양하다고 VOA는 설명했다.

이들 품목의 약 38%에 해당하는 79개 제품이 당장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직간접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VOA는 덧붙였다.

지난 2017년 12월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가 금지한 기계류와 전자제품류에 하나전자무역회사’의 액정 TV뿐 아니라 다수의 DVD 관련 제품들, ‘전자기술제품연구소’의 전압주파수안정기, ‘인버터식 직류용접기’ 등 30여개 제품들이 포함된다고 VOA는 설명했다.

이밖에 모양산 합영회사’가 만든 남성 양복과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의 이불 제품들은 2017년 9월 채택된 결의 2375호의 섬유 수출 금지 조항을 어기고 운하대성 무역회사’의 ‘팥단묵’, ‘흰쌀강정’을 비롯한 과자제품과 조미료 등도 식품류의 수출을 금지한 2397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VOA는 지적했다.

VOA는 이에 대해 "당장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해제돼야만 북한이 수출용으로 내세운 품목의 절반 가량이 국경 밖을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조선의 무역’ 웹사이트는 수출품 홍보뿐 아니라 각종 투자사업도 안내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합작사업과 투자 등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에 따라 허용되지 않고 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과의 합작사업을 금지했으며, 기존에 사업들도 중단하도록 했다.
VOA는 북한은 최근 2년 사이 본격화된 국제사회 제재로 수출은 물론 대외 투자마저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북한의 외화 수입 역시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VOA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이 2억1000만 달러로 2017년의 16억5000만 달러와 2016년 26억3000만 달러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불과 1~2년 사이에 수출액, 즉 북한의 외화 수입이 연간 14억~24억 가량 줄어든 것이다. 중국을 제외한 필리핀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수출액도 지난 한 해에만 전년에 비해 2억 달러 넘게 감소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VOA에 "제재로 북한이 매우 큰 문제에 봉착했다"고 평가하고 " 공개된 무역 자료의 절반 정도만 정확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외화 보유고는 바닥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브라운 교수는"아직까진 수출이 급감하고, 수입은 약 30%만 감소한 상황이지만 올해부턴 외화 부족으로 수입량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운 교수는 이처럼 북한의 외화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지만,해외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현금을 통해 부족한 외화 보유고를 채우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안보리 결의 2397호는 올해 말까지 북한의 모든 해외 노동자들이 귀국하도록 명시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이 이를 얼마나 잘 이행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