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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국 증시, 대선 혼란에 폭등 배경은…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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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국 증시, 대선 혼란에 폭등 배경은…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덕분

미국 증시는 대선을 전후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불확실성 해소와 추가 경기부양안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증시는 대선을 전후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불확실성 해소와 추가 경기부양안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미국 정치의 오랜 관례였던 승복선언도 나오지 않고 있고, 언론도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당선인으로 부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조심스러운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 이후 워싱턴의 혼란 양상이 이어지자, 세계는 ‘미국발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정작 미국 증시는 기대 이상의 활황을 보이면서 대선 정국에 반응했다. 6일(현지시간) 숨고르기 차원의 미세한 조정을 보였지만, 전날까지 나흘 연속 폭등세 속에 4월 이후 가장 강력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불확실성 해소와 추가 경기부양안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짙은 가운데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일부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석은 애초 민주당이 백악관과 연방의회의 상하원을 동시에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통한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다수 전문가의 예측과는 거리가 있기는 하다.

현재 드러난 상황으로는 민주당이 백악관을 접수하겠지만, 의회의 상하원 양원을 동시에 장악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하원은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상원의 다수당 지위 접수는 1월 재투표가 예정된 조지아주 선거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상원 예상 의석수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48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폭등한 원인을 이 지점에서 찾고 있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접수하고 있지만, 연방의회에서는 공화당이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시장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민주당이 법인세 인상 등 증세정책을 밀어부치지기 힘들 것이고, 공화당은 마냥 추가 경기부양안을 거부하기도 힘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골디락스’(goldilocks)로 규정한다. 골디락스는 영국 전화동화에서 따온 골디락스는 금발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오두막의 주인인 곰부부와 아기곰이 집을 비운 사이 오두막에 들어간 골디락스는 식탁에 차려진 세 종류의 수프를 발견한다. 막 끓여놓은 뜨거운 수프, 차가운 수프, 미지근한 수프가 테이블에 놓여있었다. 골디락스가 택한 수프는 당연히 미지근한 것이었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수프가 제격이었던 것이다.

민주당의 압승을 기원했던 뉴욕 증권가의 표정은 이제 이 우화와 닮았다. 어느 일방의 압승이 아닌 적당한 온도와 색감이 증시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위상은 뉴욕증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