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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 앞둔 IFRS17…국내 보험사, 오락가락 실적에 적응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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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 앞둔 IFRS17…국내 보험사, 오락가락 실적에 적응 ‘진땀’

회계 변경 이후 일년 내내 ‘실적 부풀리기’ 시달려
내년부터 보수적 회계 적용 보험사 유리한 환경 조성될 듯

회계 변경에 따라 보험사들의 실적 변동이 큰 한 해였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회계 변경에 따라 보험사들의 실적 변동이 큰 한 해였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초 도입한 보험사의 새 회계기준인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내년 1월 1일 첫돌을 앞두고 있다. 제도 도입 첫해인 올해 보험사들은 일 년 내내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시달렸다. 변경된 회계기준에서는 미래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이 중요한데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이익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회계상 혼란을 줄이기 위해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의 경우 소급법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적용함에 따라 건전성과 수익성 면에서 변동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보완이 요구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이면 보험사에 IFRS17·킥스가 적용된 지 1년을 맞이한다. 올해 보험사들은 IFRS17이 전면 도입되면서 재무관리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신 회계기준은 당초 2021년 도입 예정이었으나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보험회사 등의 의견을 반영해 2년간 연기하다가, 올해 1월 1일 도입했다.

제도 도입 첫 분기 실적은 시장을 놀라게 했다.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이 5조23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 중 6200억원이 새로 도입된 회계제도에 따른 영향이었다. 금융감독원마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보험사들에 대해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착시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2분기까지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결국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3분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다만 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의 경우 소급법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적용함에 따라 전반적인 재무제표의 변화가 컸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분기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삼성화재는 연결 기준 3분기 순이익이 4295억원을 기록해 작년 대비 26% 증가했고, IFRS17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손실은 약 100억원 발생하는 데 그쳤다. 메리츠화재도 3분기 순이익(별도 기준)이 작년 대비 29% 증가한 496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손보업계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이후 여러 손보사가 손실을 반영했지만, 메리츠화재는 오히려 보험계약마진(CSM)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은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반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 2년 차인 새해부터는 IFRS17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FRS17 도입 이후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에 따른 재무제표 변동 가능성과 배당 불확실성 등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회계를 보수적으로 적용한 보험사일수록 더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도 새회계기준에 적응하는 데 진땀이었다고, 평가한다. IFRS17 자체가 워낙 복잡한데다가 공통된 기준 없이 보험사 자체적으로 회계를 해석해 반영하다보니 시행 착오가 컸다는 의견이다. 보헙업계 관계자는 “IFRS17은 부채와 실적 등을 재무회계 분석이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모든 국제회계기준 중에서도 어렵고 이해하기 까다로운 기준서로 정평 나 있다”면서 “보험사들이 IFRS17에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였는데, 적응하는 데 진땀이었던 한 해”라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