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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철강 수출입 4위 한국, 美-中 싸움에 ‘새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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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철강 수출입 4위 한국, 美-中 싸움에 ‘새우등’

미국 2170만 톤 수입초과 vs 중국 9450만 톤 수출초과…4위 무역대국 한국 입지 ‘위협’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 철강에 대해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다. 미국은 연간 3000만t 이상의 철강재를 수입하는 데 반해 중국은 1억8000만t을 수출하고 있다. 미국 철강사들은 적자에 허덕이며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반면 중국 철강사들은 전 세계 조강생산 순위 ‘톱50’에 27개나 되는 기업의 이름을 올렸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장 큰 이유다. 철강 대국 간의 이 같은 불협화음은 우리나라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의 수출과 수입 규모는 모두 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기준 수출은 3060만t으로 전체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수출이 많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한다. 반면 최근 몇 년간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어 위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수입은 작년 기준 2330만t으로 단위 국가로는 미국 독일에 이어 3위다. 수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안방을 많이 내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국은 중국산에 대해 반덤핑(AD) 등의 무역장벽을 치면서 한국 일본도 그 범주에 함께 몰아넣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미국향 철강 수출은 작년 374만t으로 전체 12%를 차지했다. 단위 국가로는 중국(461만t, 1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은 모두 주력 품목에서 반덤핑(AD) 관세를 부과받았다. 미국은 앞으로 철강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 철강사들은 근거리 동남아를 비롯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수출 대체 지역을 찾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일본 역시 미국 외 수출 지역 확대에 팔을 걷고 있어 해외에서의 한중일 수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은 특히 수입 규모도 크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작년 한국철강산업 구조조정안이 수립되면서 수입 방어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대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그 방안들이 제한적이고 실제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에서는 한국을 둘러싼 무역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개별 철강사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WSA 보고서)
-한국 수출 3060만t 수입 2330만t 전 세계 모두 4위
-중국 수출 초과물량 9450만t 세계 1위…미국 수입 초과물량 2170만t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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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철강협회(WS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철강 수출은 3060만t으로 전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중국(1억810만t), 일본(4050만t), 러시아(3120만t)의 뒤를 잇고 있다. 유럽연합 28개국의 수출(2990만t)보다 많다.

한국의 수입량은 2330만t을 기록했다. 이 역시 네 번째로 큰 규모다. 1위인 유럽연합 28개국(4040만t)을 제외하면 단위 국가로는 미국(3090만t), 독일(2550만t)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이 같은 조사를 토대로 각 국의 수출입 교역량의 차이를 조사한 결과 중국은 수출 초과물량이 가장 많았고 미국은 수입 초과물량이 최대로 나타나 대조됐다.
수입보다 수출이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수출 초과물량이 9450만t에 달했다. 작년 수출은 1억810만t인 데 비해 수입은 1360만 t에 불과했다. 한국은 수출 초과물량이 730만t을 기록, 수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 일본은 수출 초과물량이 3450만t으로 중국의 뒤를 이었다. 러시아는 2690만t, 우크라이나는 1710만t이었다.

미국은 중국과 달리 수출 대비 수입 초과물량이 2170만t에 달했다. 2~4위는 베트남(1700만t), 태국(1610만t), 인도네시아(1100만 t) 등 동남아 국가들이 나란히 차지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에는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