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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배달에 ‘숨은 가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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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배달에 ‘숨은 가격’ 있다

배달 음식의 ‘숨은 가격’이 점점 비싸지고 있다. 사진은 배달 오토바이. /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배달 음식의 ‘숨은 가격’이 점점 비싸지고 있다. 사진은 배달 오토바이. / 사진=연합뉴스
배달 음식의 ‘숨은 가격’이 점점 비싸지고 있다. 올봄부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서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났지만, 이전에 내던 3000원 안팎의 배달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숨은 가격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일한 메뉴라도 배달앱 판매 가격이 매장 판매 가격보다 비싼 ‘이중 가격제’를 적용하는 외식업체가 늘고 있다.
맥도날드의 경우 7200원짜리 빅맥세트를 4개 주문한 비용은 28800원이 아니라 이보다 5200원 비싼 34000원이다. 빅맥세트 배달 메뉴 가격이 개당 8500원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1300원 비싸기 때문이다.

KFC는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2년여 만에 다시 도입했으며 파파이스는 지난 4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배달 메뉴는 매장 메뉴보다 더욱 높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버거킹 와퍼세트는 배달앱과 매장의 메뉴 가격 차이가 1400원으로 커졌다.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도 이중가격제를 검토 중이다. 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늘었다면서 이중가격제를 요구해 본사가 직영점에서 다음 달까지 이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커피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적용한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에서 아메리카노 배달 제품 가격은 2000원으로 매장 제품 가격보다 500원 비싸다.

외식업체들은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것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배달 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외식업주로부터 배달비 외에 음식값의 9.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받는다.

그러나 이들 외식업체가 ‘이중 가격’을 적용해 소비자에게서 숨은 가격까지 받는 영업 행태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분식집과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 등 20곳(59%)이 이중가격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소비자원은 지난 2021년 조사에서도 주요 5개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4개 업체의 배달 주문 제품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싸다면서 “배달로 많이 주문할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배달 메뉴 가격과 매장 메뉴 가격이 다른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외식업체가 이중가격제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배민이나 쿠팡이츠에서 맥도날드나 KFC를 검색하면 배달 메뉴 가격이 매장과 비교해 비싸다는 공지를 찾을 수 없다. 다만 버거킹은 ‘딜리버리(배달) 메뉴 가격은 매장 가격과 상이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