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최근 챗GPT의 치솟는 인기는 인터넷 발명에 버금가는 혁명적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이미 1억 명 이용에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폭발적인 챗GPT의 매력은 무엇인가. 챗GPT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e Model)을 기반으로 만든 AI 시스템에 방대한 정보를 투입해 사람이 사용하는 문장·문법을 이해시키는 ‘학습하는(learning)’ 과정을 거치는데, 인간의 촘촘한 두뇌 구조의 원리를 따르기 때문에 이를 ‘신경망’이라 부른다. ‘오픈AI’가 구축한 LLM을 GPT-n이라고 표현하는데 챗GPT에서 사용된 엔진에는 GPT-3.5 모델이 사용됐다.
창의성 엔진(Creativity Engine) 시대에는 AI를 잘 다루는 능력이 개인의 경쟁력이 된다. 챗GPT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오픈AI는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범용적 요금, 기업용 요금 그리고 데이터팩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을 출시하는 등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챗GPT가 유료로 전환돼도 산업계에서는 챗GPT의 구독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CNN은 미국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챗GPT를 활용해 소셜미디어 홍보, 고객 응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계산까지 도움받을 뿐 아니라 매물 소개 글도 5초 만에 작성해주는 AI 서비스이기에 한 달 20달러를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이 AI의 활용은 무한한 잠재력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부정적 요소가 공존한다. 챗GPT가 출시된 지 겨우 두 달여 지났음에도 특히 사회적 갈등, 표절 문제, 젠더 갈등, 인종차별 문제, 정치 성향, 국가 간 대립이나 편파적 여론 몰이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총체적 윤리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챗GPT의 속성상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쓰레기 정보들까지 흡수하니 철두철미한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생성 AI의 구조적 한계인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으로 인해 AI가 데이터의 오류까지 학습해 틀린 답변이 많은 편이다. 챗GPT는 출처가 없이 ‘타인이 작성한 텍스트를 자기가 한 것처럼 속이는 행위’가 많고 사실과 거짓을 혼용해 답변하기 때문에 ‘AIgiarism(AI+plagiarism(표절))’으로 저작권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다.
또한 챗GPT는 여론 조작에 악용되도록 사람들을 현혹하는 어휘를 사용할 위험성이 높다. 여론 조작에 이용되도록 짧은 시간 안에 유혹적 댓글을 수만 개씩 양산할 수 있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한국을 둘러싼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에서 펼쳐지는 각종 선전·심리전은 물론 다양한 문화공정을 목표로 편향된 심리적 전파가 가능해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국제정세와 관련 학습을 위한 대처 방안이 요구된다. 학생들이 챗GPT의 대답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면 지적 학습에 치명적이므로 학교 통신망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하거나 ‘GPT 제로’, ‘디텍트 GPT’, ‘클래시파이어’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AI 산업이 2024년 70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 챗GPT의 문제로 AI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면 거대한 혁명의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 따라서 대학에 ‘AI 리터러시(문해력)’ 교육과정을 설치해 교육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를 배양하고 챗GPT 같은 AI 기술, AI 저작물과 윤리 검토, AI 기술이 가져올 풍선·나비 효과에 대한 예측과 대응 방안을 연구해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