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 상승률이 거의 5%까지 치솟은 데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등 요인 때문이다. 연준이 ‘빅스텝’을 두 번만 더 밟으면 한미 금리는 역전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린 것은 2000년 5월 회의(6.0→6.5%) 이후 약 22년 만에 처음이다.
기준금리 인상뿐 만이 아니다. 연준은 양적긴축(QT) 계획도 공개했다. 양적긴축은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한다. 처음 월 감축 상한액은 국채의 경우 300억달러, MBS 등은 175억달러로 정해졌다. 하지만 3개월 뒤부터는 상한액이 각 600억달러, 350억달러로 늘어나 더 큰 규모로 양적긴축이 이뤄진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신경을 쓰는 것은 고물가뿐 만이 아니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좁혀졌다.
만일 한은이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연준의 세 번째 ‘빅스텝’과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이 논의될 것"이라는 언급 등을 반영해 5, 6, 7월 세 차례 ‘빅스텝’ 이후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줄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3년 2분기 최종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3∼3.25%에 이를 것으로 봤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는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의 경우 한은이 5월을 포함, 추가로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뿐 아니라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만으로도 오는 26일 금통위가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커졌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