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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지각변동①] 대형사 독식에 중소형사 반란... "대형화로 활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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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지각변동①] 대형사 독식에 중소형사 반란... "대형화로 활로 찾는다"

보험연구원 “대형사의 점유율 상승세가 2022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보험사들에 필요한 능력 고도화로 중소보험사들, 역량 한계 직면

대형 보험사들의 점유율 증가로 중소형 보험사들에서 인수합병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대형 보험사들의 점유율 증가로 중소형 보험사들에서 인수합병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 보험사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은 중소 보험사들이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가릴 것 없이 대형사 집중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 보험사들이 인수합병(M&A)에 관심이 높아졌다.
자산운용·위험관리 능력에서부터 제판분리까지 보험사들에 필요한 역량이 고도화되면서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진데 따른 것이다.

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보험사 대형화를 위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MG손해보험, KDB생명, ABL생명,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매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매각이 추진되지는 않았지만 동양생명보험 역시 잠재 매물로 거론되면서 보험사 대형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인한 실적 불확실성으로 줄줄히 매매가 무산돼 보험사 매물이 쌓였지만 올해는 규모 확대를 도모하는 대형 보험사들과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를 원하는 금융지주들로 인해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는 동양생명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도 올해 인수합병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BNK금융은 카디프생명과 MG손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보험사의 대형화가 점차 심해지는 이유는 자산운용 능력, 위험관리 능력에서부터 제판분리까지 최근 보험사들에 필요한 역량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험판매에서 보험계약 대리점(GA)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자회사형 GA 설립 및 운용에는 튼튼한 자본과 인력이 필요해 중소기업으로선 경쟁하기 어렵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3대 생보사(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초회보험료 시장점유율은 2021년 37.6%, 2022년 49.4%, 2023년 상반기 56.3%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부하는 보험료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대형사의 점유율 상승세가 2022년부터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며 이같은 움직임을 뒷받침 하고 있다.

손해보험 업계도 운전자·재물·통합보험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5대 대형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의 점유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장기손해보험 초회보험료에서 대형 손보사들의 비중은 2022년 66.7%에서 2023년 상반기에 80.7%로 급등했다.

또 최근 대형 손해보험사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3%까지 내리겠다고 한 것도 대형손보사의 과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보험료를 내릴 여력이 없는 중소 보험사는 대형 보험사와의 경쟁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올해 2월 중 자동차 보험료를 2.4~3.0% 추가로 인하할 예정이다. 반면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