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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과도하게 낮추면 수도권 집값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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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과도하게 낮추면 수도권 집값 상승 우려"

한국은행, 창립 제75주년 기념사
"금리 인하 기조 유지…인하폭과 시점은 신중히 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창립 제75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앞으로의 금리 정책은 인하 기조를 유지하되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점은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며 신중히 결정해 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기준으로 약 7% 상승했으며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 투자를 용인해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도 짚었다.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 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고, 주요국 무역협상 결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 외환시장 변동성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이 같은 우려에도 성장률 하락으로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정부 재정정책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그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수출 둔화 우려가 큰 부분이지만, 지난 6개월간 정치적 불확실성 아래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이라며 "한은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도 시급하지만 중장기적인 성장률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개혁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한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성장잠재력의 지속적인 하락을 막고 경기 변동에 강건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급하다고 경기 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