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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에 기댄 노후… 은퇴 후 소득 공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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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에 기댄 노후… 은퇴 후 소득 공백 커진다

4050세대 90% “준비 필요” 느끼지만 실제 대비 30%대 그쳐
공적연금을 보완해 노후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공적연금을 보완해 노후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공적연금에 대한 의존은 여전히 높지만, 이를 보완할 추가적인 노후 준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은퇴 이후 소득 공백 위험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7일 보험개발원이 발간한 ‘2025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40~50대의 90% 이상이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실제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0%대에 그쳤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은퇴 이후 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연금과 민간 노후 대비 수단의 활용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리포트에서 2025년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3%를 기록하며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고 밝혔다. 고령 인구 비중은 향후에도 빠르게 증가해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 역시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 및 노후 준비 실태를 보면 구조적 취약성이 더욱 뚜렷하다. 설문조사 결과 40~50대의 대다수는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실제로 준비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비율은 낮았다. 은퇴 이후에도 자녀 교육비와 결혼 비용 등 지출 부담이 상당한 반면, 은퇴 시점에 확보 가능한 퇴직급여만으로는 이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는 설명이다.
노후 소득 구조 역시 공적연금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40~50대의 주요 노후 준비 수단으로 공적연금을 꼽은 비율은 70%에 육박했지만, 개인연금 활용 비중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소득대체율도 20% 초반 수준에 그쳐, 공적연금만으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은퇴시장 분석에서는 연금저축을 포함한 세제적격 연금 시장이 장기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세제 혜택 구조 변화 이후 연금저축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개인연금에 대한 유인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설문조사에서는 세액공제 한도 확대를 요구하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고, 희망 한도 역시 현행 제도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은퇴의 장점으로 ‘업무 스트레스 해방’을 꼽는 응답이 많았지만, 가장 큰 단점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이 지목됐다. 실제로 상당수 고령자가 은퇴 이후에도 근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금과 저축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 기반 확보가 여전히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의료·복지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고령층은 향후 확충이 필요한 공공시설과 복지 서비스로 보건의료 및 건강관리 분야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관련 수요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더욱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리포트가 보험사의 은퇴시장 전략 수립은 물론, 금융당국의 정책 검토 과정에서도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은퇴와 노후 준비에 대한 구조적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리포트가 보험산업과 정책 전반에서 실질적인 논의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