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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장현수 안무의 '무문무'…춤의 영혼을 따라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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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장현수 안무의 '무문무'…춤의 영혼을 따라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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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무문무'(2023)
7월 5일(수) 오후 7시 30분이면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장현수(들숨무용단 비상임안무가,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안무의 『무문무』(無文舞)라는 춤이 모습을 드러낸다. 누구나 고민해본 존재와 실존에 걸친 소멸과 역병을 이겨낸 자들을 위한 춤은 빛나는 영혼으로 대지에 희망을 뿌린다.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연마해낸 춤은 미학의 상부를 건드리는 형이상학적 태도로 대지를 가꾸는 자들의 영혼의 양식이 된다. 장현수는 세상의 모든 번민에 걸쳐있는 자신의 육신과 또 하나의 존재를 영혼이라 생각하고 ‘홀춤’으로 문을 연다.

시대나 사회를 떠나 인간은 원시 종교의식을 중시해 왔다. 고대로부터 인간은 자연을 절대적 외경(畏敬)의 대상으로 삼아 왔으며, 능력 이상의 것을 무한히 갈구하고 추구했다. 자연숭배의 원시 신앙은 천지산천(天地山川), 일월성신(日月星辰), 동식물, 비바람, 암석, 신명(信明) 등이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재앙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특정 물체나 자연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고유 정령신앙은 철학적 지식이자 종교적 신앙이었기에 민족 문학과 일상생활 속에 다양한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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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출연 'soul, 해바라기'(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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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패강가'(2021)


거침없는 전진의 들숨무용단이 주최하고, ㈜아로리가 후원하는 장현수 안무·임현택 각본의 한국창작무용 『무문무』(無文舞, 부제 환영무幻影舞)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특별한 공연이다. ‘무문무’, ‘춤의 장식적 묘사는 한계가 없고, 성찰의 깊이도 끝이 없다.’라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다 보면 그림자와도 춤출 수 있는 경지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 도달한다. 그런 경지의 춤은 선무(仙舞)이거나 선무(禪舞)이다. 『무문무』에서 선무적 춤을 연출한 장현수는 ‘춤은 영혼을 담아 호흡을 통해 생명체로 존재할 수 있음’을 밝혀낸다.
『무문무』를 관통하기 위해서 관객들은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라고 믿는 고유 민간신앙의 유생관(有生觀)과 “모든 물체에는 정령이 있다는 정령관(精靈觀)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령숭배는 호흡, 생명, 영혼과 관련이 있다. 원시인들은 영혼을 육체로부터 구별한다. “영혼은 유리배회(遊離俳徊)할 수 있는 존재이며, 수면·질병·죽음이나 꿈·환상도 영혼이 일시적으로 육체를 이탈한 것“으로 생각했다. ‘시작의 서곡, 하나의 변주는 강력한 ’무리춤‘으로 남·여 모두가 개수·부피·용량 등에서 균형을 이룰 때 흥신의 예술이 된다.
장현수 안무의 '화사'(2019)이미지 확대보기
장현수 안무의 '화사'(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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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안무의 '목멱산59'(2018)


민족춤의 시원으로서 원시 종교의식은 자연·정령숭배의 민간신앙과 원시종교로서 일부 민간 전승의 고유신앙과 무격(巫覡) 사상이 있다. 현존 민간신앙 가운데 호남 지역의 무명(巫名, 당굴)과 제주도의 심방 등이 무격의 다른 형태이며 유사하다. 부계전승(父系傳承)의 의식 형태는 제정일치의 원시종교 형태와 관념이 일치한다. 천군(天君)은 부락제의 정치·사회·종교 지배자로 군림했었다. 여성 무리춤으로 ‘예술이 좋다’가 춰진다. 靜寂(정적)과 動的(동적)이 하나일 때 춤 그릇에 담고 춤은 삶을 담아야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생명 삶과 죽음의 경계’가 장현수의 홀춤과 남성 무리춤(무동작)으로 형상화된다. 고대 제천의식과 현존 동 제(洞祭)제가 비슷하다. 단군신화가 천신과 산신을 대우(對偶)하는 구조인 것처럼, 부락제도 산신과 長生(장생: 장승)을 대우하는 구조이다. 지역에 따라 부락제는 몸을 정갈히 하고, 갖은 음식과 과일로 산신과 지신(地神), 산신과 장생, 상당(上堂)과 하당(下堂)에 제사를 지낸다. 부락제는 촌장과 마을 사람 전체의 신앙으로 공동추렴과 금기(禁忌)로 행해지는 원시종교이다. 타 종교의 유입은 유대감을 대폭 감소시켰다.
장현수 안무의 '여행'(2017)이미지 확대보기
장현수 안무의 '여행'(2017)

장현수 안무의 '청안'(2017)이미지 확대보기
장현수 안무의 '청안'(2017)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우주 만물의 삶은 숨을 통해 그려진다는 것이 밝혀진다. 숨이란 춤을 통해 공감하는 자신의 표현이며 내면의 표현이다. 장현수는 경전을 읽을 때 쓰는 도구인 목어(木魚)와 교감하고, 남성 전체의 ‘무리춤’이 분위기를 북돋운다. 장현수의 목어는 ‘물고기들은 밤낮 눈을 감지 않는 것처럼 보이므로, 수행자들 역시 그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진하라’는 뜻을 경계함에서 선택한 도구로 읽힌다. 목어가 소형화되면 목탁이 된다. 공자는 ‘세상의 목탁’으로 불려 졌다. 장현수는 왜 목어를 들고나왔을까?

반복되는 공연예술의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은 반복과 이어감이다. 남·여 ‘무리춤’으로 ‘반복과 이어감’을 연출한다. 연기자들은 개인 기량과 조화의 묘를 연출해내면서 내공의 연습량을 보인다. “자신과 함께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과 정신에 아름다움이 깃들고 상황에 적합한 아름다운 옷을 입고, 아름다운 생각을 하며, 아름다운 춤 가족이 된다. 이것이 춤이다.” 장현수는 원시와 현재와의 연결점을 찾으면서 디딤과 사위의 차이점을 파악하고자 한다. 연(蓮)밭의 사유는 결국 연(緣)의 소중함으로 연결된다.
장현수 안무의 '팜므파탈'(2014)이미지 확대보기
장현수 안무의 '팜므파탈'(2014)

장현수 안무의 '팜무파탈'(2012)이미지 확대보기
장현수 안무의 '팜무파탈'(2012)


원시종교는 마을 사람 전체의 일체감과 단결성을 유지 강화했고, 문화의 전통성을 보존하였고, 농촌사회를 동질 유지했다. 원시종교 형태는 삼국시대에 왕호(王號)는 무칭(巫稱)이며 존장자(尊長子), 고구려(高句麗)의 무속은 강신무(降神巫), 나제(羅濟)의 무속은 사제자(司祭者)의 형태로 나타난다. 고려시대는 금무(禁巫), 출무(黜巫), 무격(巫覡)의 주제(主祭)로 왕실의 축복을 명산대천에 소원 - 별기은제(別祈恩祭)하였고, 조선시대는 유교와 巫佛(무불)이 대신했다. 『무문무』는 고유 민간신앙, 제천의식, 원시종교에 은혜를 입었다.

장현수는 ‘호흡’(숨)을 유난히 중시하는 춤 작가이다. 그래서 그녀의 무용단 이름은 ‘들숨무용단’이다. 장현수의 홀춤은 ‘생명체와 영혼에 호흡을 넣어 존재한다.’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윽고 출연진 전원이 다 함께 『무문무』를 춤춘다. 춤은 관능의 무너미가 아니라 하안거를 끝낸 불자의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주제에 깊이 천착하며 작품에 투영시키는 무용가이다. 기회주의적 속성과 불의적 행위를 배격한다. 힘든 길이라도 우보만리(牛步萬里)를 택한다. 『무문무』는 한국 무용사에 의미있는 기(氣)를 불어넣은 작품이었다.

장현수 출연 'soul, 해바라기'(2006)이미지 확대보기
장현수 출연 'soul, 해바라기'(2006)

장현수 안무의 '아야의 향'(2002)이미지 확대보기
장현수 안무의 '아야의 향'(2002)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