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현대무용가 최효진(한양대 겸임교수, 한국현대무용협회 상임이사)이 ‘최효진댄스컴퍼니’ 10주년 기획공연을 갖었다. 7월 1일(토) 저녁 다섯 시, 로운아트홀에서 공연된 안무작 「White Night」(백야)는 춤에 대한 열정으로 잠들지 못하고 지새운 하얀 밤들의 기억을 담는다. 그녀의 안무작들은 늘 타오르는 열정으로 응축된 움직임과 연(緣)의 소중함으로 연결된 정이 넘친다. ‘White Night’는 밤새워 자식과 가족을 생각하는 모성의 다른 표현이다. 최효진은 짙은 서정성으로 현대무용과 한국창작 무용의 경계를 허문 여성 안무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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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창단 공연부터 지금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최효진의 작품을 보아 온 나로서는 감개무량이다. 일관되게 도덕적 규율을 중시하면서 현대적 자율성을 가꾸어가는 그녀의 창작 태도는 수범이다. 그녀의 주변에는 늘 그녀의 작업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안무작 「White Night」)는 1장 ‘데미안’, 2장 ‘오만과 편견’, 3장 ‘에움’에 이르는 3장의 현대무용으로 구성된다. 그녀의 작품은 청소년, 대학생, 대학원생과 일반인으로 구분되는 나이별 성장의 나이테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심정을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방법론을 예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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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White Night』는 과감한 영상 기법과 두드러진 사운드로 현대무용의 특질을 고스란히 껴안는다. 최효진은 오토바이 음(音)을 수용한 어린이들이 움직임을 시작하면서 출발한 춤은 마지막 장면의 비눗방울을 피워올리는 김태헌, 김태윤 어린이 형제를 등장시키면서 희망의 상징을 이어간다. 최효진 畵에서 어린이는 희망이고 작품의 마무리는 낙관이 기꺼이 되는 형제의 현재적 모습이다. 세월을 이어가면서 춤을 같이 사랑할 사람을 주변에서 찾은 것이다. 놀라운 발상이고 발견이고 희망이다. 관객도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White Night」는 『지(知)와 사랑』에서의 고민과 ‘데미안’의 또 다른 세계에 둥지를 트려고 하는 여린 영혼을 보살피며, 이른 판단으로 징검다리에서 미끄러지는 행위를 안쓰러워하는 어미의 마음을 담고 있다. 에움길에 이르러 작가는 직선의 문명이 간과한 정(情)과 곡선의 미학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안무가는 마무리에 장미꽃이 다발로 쏟아지거나 공, 풍선, 종이 눈이 내려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과잉으로 비치는 퇴행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관객들은 격하게 열렬하게 환호하였다. 그들은 비로소 하나의 무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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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숭산 스님의 ‘생의 나침반’이 현각의 ‘하버드에서 조계사까지’로 연결되었다. 두 사람의 연(緣)의 과정은 어려웠지만 고리는 연결되었다. 현대무용 「White Night」은 밝은 낮과의 연결을 추구하는 안무가 최효진의 의지를 상징한다. 최효진은 이 세상에 태어나 마음을 다스리고 정진하면 ‘진정한 사랑은 느리지만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것을 자신의 미학으로 예증한다. 최효진의 현대무용은 피라미드의 견고한 축성구조를 닮아 4원소(물, 불, 흙, 공기)를 수용하면서 우주의 질서를 따르고 동양 정신을 숭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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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어린이들의 원색의 아름다운 꿈이 스쳐 가면 강렬한 비트 음(音)과 기하학적 배경의 무늬가 청순과 관능을 오간다. 고전적 메소드를 익힌 인원과 기교 면에서 다양한 조합이 이루어진 동작들이 넘실댄다. 장미 다발의 꽃을 따서 뿌리는 여인은 푸른 계절을 수용한다. 청춘은 아름다워라. 「White Night」는 단(段)이 있는 층계를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 인생은 초월하지 않는 한 ‘단’의 연속이다. 열정의 볼륨을 최대한 높인 최효진의 춤은 직설적 화법과 상징으로 몸살이 날 정도의 심도 있는 역동적 춤으로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최효진의 안무작들은 동서양의 슬기로운 조화를 도모하면서 청춘의 발랄함과 건강미를 절제의 공간에 담고 있다. 일상에서 추출하거나 현대를 비유한 형식과 내용이 건강한 그녀의 춤은 무수한 수사적 움직임으로 독무와 군무 모두에서 시각적 묘사가 건강하고 화려하다. 여름의 한가운데를 열며 모차르트의 C장조와 베토벤의 C단조를 구별하지 않아도 최효진의 춤은 낭만적인 움직임으로 현실을 빠르게 스쳐 갈 것이다. 그녀의 춤이 열정의 퇴적층을 이루어 한국무용의 소중한 주춧돌이 되기를 기원한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무용평론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