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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랑 샷 대결을 벌이는 것이 꿈이죠"...'라이징 스타' 김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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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랑 샷 대결을 벌이는 것이 꿈이죠"...'라이징 스타' 김하온

김하온.이미지 확대보기
김하온.
"탁~탁~"

새벽 3시. 모두가 잠든 시간이다. 칠흙같은 어둠이속이다. 그런데 불켜진 곳이 있다. 정적을 깨는 경쾌한 타구음이 들린다. 강원도 원주의 HDC리조트 드라이빙 레인지. 이곳만 대낮처럼 환하다. 1, 2층 타석을 가득 메우고 미래의 꿈나무들이 코치와 함께 샷을 날리고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해 한 샷 한 샷 정성을 다해 볼을 친다.

그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주니어 골퍼가 있다. '라이징 스타' 김하온(천안새샘초6)이다. 이름이 특이하다. 동생이 김하랑이니 '김하'까지는 돌림자니 본명이다. 하온이라는 이름은 골프를 하면서 새로 지은 것이다. '그린에 무조건 온(on)을 시켜라'라는 뜻에서 네임을 변경했다는 것이 아버지 김형진 씨의 설명이다.

사실 그가 골프웨어를 입지않으면 그냥 장난꾸러기 '초딩생'이다. 선수답지 않게 젖살이 덜 빠진 탓인지 볼살도 오통통하다. 하지만 샷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
그가 클럽을 잡은 것은 프로지망생인 누나 김하얀(천안중앙방통고)의 영향이 컸다. 유독 누나를 잘 따른 김하온은 골프연습장에 함께 갔던 6살때 골프와 처음 접했다. 특이한 것은 당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부친이 퍼터를 잘라서 클럽을 처음 만들어 줬다. 퍼터로 스윙을 했고, 퍼팅도 연습했다. 마침 스포츠센터가 들어선 건물 1층에 골프연습장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골프와 접했다.

그는 골프를 하면서 수영선수 출신의 부친을 따라 수영과 축구도 했다. 골프에 필요한 유연성과 하체근육에 필요한 운동이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골프에 발을 들였으니 '롤모델'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처럼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업을 하고, 골프연습을 하는 시간을 빼고는 늘 매킬로이의 경기 장면을 보면서 흉내도 내보고, 훈련하는 것을 반복해서 돌려 봅니다."

보지 못할 때는 녹화를 해놓고 다시 틀어서 수십, 수백번이고 들여다 보고 매킬로이의 샷을 연구한다. 물론 학교수업도 착실하게 받고, 골프하는 시간을 빼놓고는 늘 책과 씨름한 덕에 공부에서도 우승생이다.

2021년 충남골프협회장배와 충남도학생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한 그는 박세리배 전국초등학생골프대회에서 첫 우승에 이어 충남도지사배에서 1위에 올랐다. 2022년 충남도 소년체육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5학년에 진학하면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의 이정윤 대표의 도움으로 골프장에서 '엘리트 훈련'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김하온은 천안의 마스터클럽 골프&레저센터의 프로골퍼이자 골프전문교습가 권영덕 원장을 만나면서 샷이 '확' 달라졌다. 이유는 골프수업에 대한 프로그램덕이었다. 페이드, 드로 등 기술샷 연습에 집중했다. 특히, 파온이 되지 않았을 때 파(Par) 이상을 잡아내는 스크램블링에도 중점을 뒀다. 아울러 권 원장과 함께 모든 것을 수치화해서 확률게임으로 전환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량이 더욱 견고해지고, 샷이 날카로워져 갔다. 권 원장과는 하루에 5시간 훈련을 한다. 멘탈 트레이닝부터 쇼트게임, 아이언, 드라이버 등 늘 같은 순서대로 샷을 진행한다.

김하온이 권영덕 교습가에게 쇼트게임에 대해 레슨을 받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김하온이 권영덕 교습가에게 쇼트게임에 대해 레슨을 받고 있다.


155cm, 62kg의 그의 드라이버 거리는 평균 230야드를 조금 넘게 때린다. 동급생들에 비해 뒤지지는 않지만 톱클라스에 들려면 거리를 더 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5%에 이르고, 아이언 7번부터 피칭웨지까지는 핀에 5m이내에 붙이는 것이 강점이다. 그린주변의 어프로치 주특기로 스크램블링을 95%까지 올려 놨다. 쇼트게임으로 쉽게 버디를 잡는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18홀에 5언더파 67타다.

이렇게 하루가 달리지는 기술변화로 그는 올해 들어 미래누리Q 골프단 선발전을 비롯해 JGAK 주니어골프시리즈 3차, 충남도 학생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닉네임은 '싸움닭'이다. 평소에는 평범해 보이는 초딩이지만, 코스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위해 집중력으로 중무장하고 플레이를 한다. 티샷을 할 때부터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라운드가 끝나면 그날의 플레이를 권 원장과 복기하고, 잘된 것과 잘못된 것 등을 모두 분석한다. 그리고는 잘 안 된 부분에 대해서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고, 스윙을 다듬는다. 이런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그는 최대한 자신의 기량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목표는 상비군이고, 국가대표 된 다음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겁니다. 그리고는 프로에 데뷔해야죠. 매킬로이와 샷 대결을 벌이려면 되도록 서둘러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해야 되겠지요."

주니어 김하온의 꿈이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원주(강원)=안성찬 대기자]


안성찬 글로벌이코노믹 대기자 golfahn5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