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빈번한 유럽에 사무소 개설…이미 일부 국가 관공서와 협상 진행 중

그동안 중국의 얼굴인식AI는 주로 국내의 치안 유지와 체제 감시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면서 점점 가속화 되어왔다. 정부와 당을 중심으로 국민의 얼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얼굴인식AI가 사회 인프라로 순조롭게 실용화되기 시작하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하루 이용자 수가 40만 명에 달하는 중국 마카오의 관문 공베이항(拱北港)에서는 얼굴인식AI를 통해 국경을 1일 2회 이상 출입하는 사람들을 감시하며, '잠재적인 밀수범'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공베이항의 AI가 출입자들의 얼굴을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초 정도로, 세관검사원 수십 명이 해내는 일을 크게 간소화 시켰다.
공베이항에서 운영하는 얼굴인식AI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은 상하이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이투(YITU, 依图)'라는 신생 업체다. 이투는 정부가 보유한 얼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보안프로그램을 개발해온 경력을 지닌 업체로서, 최근에는 보안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의료 분야에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투는 최근 중국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안 수요가 높은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여러 지사를 설치하기도 했으며, 최근 몇 년간 테러가 빈발하고 얼굴인식AI 시스템 도입의 기운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에도 사무소를 개설하여 이미 일부 국가의 관공서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세계의 리더가 될 자신감을 표방한 바 있다. 이투의 사례를 통해 중국 정부가 얼굴인식을 포함한 AI 분야에 막대한 후원과 지원, 혜택을 아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고의 경쟁력인 인구 데이터에 힘입어 중국이 세계 AI시장에서 패권을 쥔다는 스토리가 결코 허언에 그치지 않고,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현실성을 띠기 시작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