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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반도체로 번진 미·중 무역전쟁 오해와 진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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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반도체로 번진 미·중 무역전쟁 오해와 진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한국 반도체 대신 미국 반도체 산다" 보도의 내막 무역 전쟁 보도 ANDYRWKDW

[김박사 진단] 반도체로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 그 오해와 진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몰락 오나?  (특징주 )반도체 전쟁 와중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어디로  이미지 확대보기
[김박사 진단] 반도체로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 그 오해와 진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몰락 오나? (특징주 )반도체 전쟁 와중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어디로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미국 중국 무역 전쟁이 가열되면서 한국 반도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이 미국의 무역보복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한국 등으로부터 사왔던 반도체 구입처를 미국으로 돌리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한국 반도체 위기론이 급부상한 것이다. 이 이야기가 일부 언론에 보도된 직후 한국 증시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의 양대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했다. SK 하이닉스는 27일 하루 동안에만 3% 이상 떨어졌다.
중국이 반도체 구입 선을 한국 등에서 미국으로 돌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맨 먼저 퍼뜨린 곳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이 신문은 미국과 중국 양측 간 협상 내용을 보고받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한국과 타이완산 반도체 수입을 줄이고 대신 미국 산 반도체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 말을 한 소식통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통상 언론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할 때는 세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 첫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어서 신분을 공개하면 큰 불이익이 올 수 있을 때다. 군사 작전이나 외교 안보 등에서 신원 미확인의 소식통이 자주 등장한다. 둘째는 이야기를 해 준 정보원이 부탁을 할 경우다. 세 번째는 정보원의 신인도가 문제가 있을 때 등이다.

이번 반도체 사건의 경우 무역 마찰은 그 내용이 어차피 알려질 것으로 국가안보처럼 소스의 신원을 굳이 숨길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 대목에서 FT의 이번 기사에 100%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다.

FT 보도 이후 나온 또 다른 언론 보도는 사뭇 달랐다. 미국의 최대 일간 종합지인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중국이 반도체를 어디로부터 사오느냐에 별 관심이 없다면서 반도체 수입 물량이 아니라 중국 중앙과 지방정부가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나치게 보조해주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라는 이름으로 기업들의 반도체 공장 설립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업체에 정부에서 엄청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해외기업에 반도체 기술을 중국 업체에 이전하도록 강제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 미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에 요구한 것은 바로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업체에 대해 과도한 지원 중단이었다고 이 신문은 밝히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FT는 같은 사안을 놓고도 서로 다른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는 이 두 신문의 보도에 대해 어떤 논평도 하고 있지 않다. 대체 어떤 보도가 맞는지 일반인들로서는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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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몰락 오나?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주역 종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점유율은 D램이 75%, 낸드플래시는 50%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은 한국산 메모리반도체를 463억달러어치 수입해갔다. 우리 돈으로는 약 50조원에 달한다. FT 보도가 사실이고 실제로 중국이 우리 제품의 5%만 미국 산으로 대체하면 2조5000억원, 10%를 대체하면 5조원어치의 수출이 날아갈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공급자 시장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물량 부족으로 아무나 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수입 대체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중국이 더 사겠다고 해도 물량이 없어 더 팔 수 없는 입장이다. 설비투자를 늘리면 공급부족을 해소할 수 있겠지만 지금 투자해도 생산까지는 3년 정도 걸린다. 바로 이런 면에서 중국이 반도체 수입원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FT 보도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뉴욕타임스 보도대로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기업에 과도한 지원을 문제 삼고 이를 시정하려고 하고 있다면 그것은 한국 반도체에는 불감청 고소원(願·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바)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에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