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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상)] 달리는 美, 뒤쫒는 中…열리는 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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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상)] 달리는 美, 뒤쫒는 中…열리는 신시장

구글 웨이모 선두 질주에 바이두 유료 로보택시로 맹추격

바이두가 베이징에서 유료 로보택시를 시범 운행하며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바이두가 베이징에서 유료 로보택시를 시범 운행하며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ICT 기술을 자동차에 탑재해 운전자의 작동 없이 차량을 제어하는 자동차다. ICT와 자동차 산업이 융합된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자동차 산업을 송두리째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두, 웨이모, 모빌아이 등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면서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실질적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중국과 미국 등 외국의 자율주행 기술과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하로 나누어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상) 웨이모‧바이두‧모빌아이 등 외국의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하) '후발주자'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 도전 본격화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검색 엔진 바이두는 그동안 자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왔다. 바이두는 최근 '아폴로 고(Apollo Go)'로 알려진 중국 최초 유료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낳은 글로벌 비대면 열풍과 함께 4차 산업 혁명이 가속화되면서 테슬라를 필두로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 전기차 시대는 새로운 혁신과 연결된다. 이제 탄소 배출을 절감하는 전기차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다음 단계인 무인 자율주행차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현재 무인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무인 자율주행차 기술은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서 불완전한 인공지능(AI)의 자율주행 상황을 상시 또는 일시 지켜본 다음, 위기 때 개입하는 레벨 2~3 수준의 '부분적' 자율주행이었다.

다음 단계는 특정 지역에 한해 사람이 차를 제어할 필요가 없는 레벨 4, 어느 지역에서든 운전석에 아예 사람이 필요 없는 레벨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2020년 8조5000억 원, 2035년까지는 1334조 원, 국내에서는 2020년 1509억 원, 2035년까지 26조179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의 운행은 2020년에는 39만662대, 2023년에는 74만5705대로 전망하고 있다. 운행 차량의 규모는 각국은 물론 기업들의 천문학적 투자와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더 빨라질 수 있다.

앞선 일부 기업들은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무인 로보택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필수 기술 개발 속도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현재 자율주행 기능은 부분 자율주행, 대략 레벨2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벨 2는 특정 자동화 시스템이 운전자의 속도 및 방향, 주차 보조, 장애물 회피 등을 제어하는 단계다. 이러한 조건부 자율주행의 기술적 한계들이 점차 해결되고, 각국의 규제와 제도들이 정비되면 점차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시장에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기술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분야는 주행환경과 위치 인식 및 맵핑, 판단과 제어,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로 나눌 수 있다.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기술 구성요소를 포함하는 ▲데이터 센서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가 관건이다. 이 3가지 기술이 완벽하게 구동될 때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 개발이 빨라지고 있다.

먼저 센서다. 현재 비중이 가장 큰 시장은 주변 환경 데이터를 인지하고 판단하는 센서다. 자율주행차는 센서와 통신을 통해 데이터들을 생성·수집하는 일종의 디바이스다.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더(LiDAR) 등 3대 분야가 주변 환경 데이터를 인지하고 판단 하는 센서를 돕는다.

다음은 네트워크다. 센서의 안전성을 담보하려면 안정적 네트워크가 확보되어야 한다. 차량 내외부 각종 센서 및 교통 인프라, 차량 對 차량, 차량 對 사람, 차량 對 인프라 등 통합적 교통 환경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중국은 지난 해 하반기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네트워크 표준을 V2X(Vehicle to Everything)로 통일했다.

그 다음은 인공지능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인지, 판단, 제어 기술 구성 요소에 인공지능이 적용된다. 인공지능은 자동차 탑승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편의, 정보, 엔터테인먼트 등을 제공하는 자동차의 '브레인'이다.

레벨3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또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곧 등장하리라는 전망으로 자동차용 인공지능 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의 인공지능은 HMI(Human Machine Interface)가 적용되며, 일부 시스템은 차량 내장형으로 장착되고 일부는 클라우드 서버용으로 제공된다.

중국의 경우 바이두 자체가 인공지능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자율주행의 핵심 플랫폼과 OS 선점은?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막대한 이익을 누리는 것처럼, 자율주행 기술 리더가 모빌리티 생태계의 지배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해 말 자율주행 기능을 일부 유저에게 클로즈베타(Close Beta)형식으로 공개했다. 전 세계 약 100만 명의 테슬라 사용자들이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테슬라는 계속해서 자율주행 발전에 필요한 주행 데이터를 얻는다.

전 세계 열성적인 사용자들로부터 누적해서 얻은 데이터는 2021년 1월 기준 약 51억 마일이다. 경쟁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 역시 자율주행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자율주행차량 인식, 계획 및 제어 등 전반적인 기능을 관장하는 OS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해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 중국의 바이두, 인텔의 자회사 모빌아이 등이 본격 나서고 있다.

웨이모는 미국 피닉스 지역에서 로보택시의 상업 운송을 시작했고, GM, 혼다, MS 등이 투자한 자율주행 기업 크루즈의 기술이 적용된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 역시 올해 양산될 계획이다.
구글 웨이모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택시를 상용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웨이모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택시를 상용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바이두의 로보택시 출시와 AutoX

바이두는 중국의 선도적인 자율 주행 기업 중 하나이며 중국이 미국에 이어 자율 주행 기술 시장 세계 2위라는 사실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율주행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테스트 차량과 누적 주행거리를 달성하며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최근 베이징에서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사용해 방문객 수송을 담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보통신기술 기업 바이두는 올해 4월부터 후난성 창사를 시작으로 광저우·충칭·창처우에서 이 택시 운행에 나선 바 있지만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베이징을 운행 지역으로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안전 운전자 없이 베이징 도로에서 광범위한 테스트를 거친 후 가능해진 것이다.

유료 무인 택시 서비스는 중국에서 상용화된 자율 주행 사업으로는 최초다. 3월 기준 500대의 자율주행 테스트카를 보유한 바이두는 이번 로보택시 유료화 서비스 외에도 중국 내 서비스 지역을 더욱 늘려 향후 5년 내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아폴로 차량 100만대를 서비스 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는 중국 3개 도시에서 완전 무인 차량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안전 운전자와 함께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바이두는 미국 서니베일에 있는 실리콘 밸리 사무실 근처에서 완전히 무인 차량을 테스트할 수 있는 허가도 받았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두는 최근 베이징 서우강 공원에서 세계 최초로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유료화 서비스에 돌입했다. 사용자는 5G 원격 운전 서비스라고 불리는 스마트 폰 앱인 '아폴로 고'를 이용해 인근에 위치한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조수석에 안전 직원이 있다. 이 직원은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단순히 승객의 질문에 답하고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한 원격 운영 센터가 있다. 실제로 원격으로 차량을 구동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1 : 1 비율로 차량을 모니터링하지 않지만 자동차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한다. 원격 센터는 차량이 소프트웨어에 혼란스러운 무언가를 계획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전략적 조언을 제공한다.

바이두는 현 단계에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완전 무인 자율 주행차'로 볼 수는 없다. 서비스는 셔틀로 설명할 수 있다. 고객은 미리 정의된 8개 장소 중 하나에서 픽업 및 하차한다. 총 이동 거리는 8.6㎞가 된다.

로보택시는 국영 자동차 제조사 FAW그룹이 소유한 중국산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홍치를 채택했다. 만약 주변에서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없다면 원격 기능 등을 통해 로보택시 위치를 식별할 수 있다. 차량 잠금 해제는 간단한 신분 확인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QR코드 스캔 이후 가능하다.

또 차량 내 탑승 후 승객은 '여정 시작' 버튼을 누르면 차량 문이 잠기고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한 후 본격적 이동이 시작된다. 차량 당 미화 4.60달러를 지불한다.

당장 해당 서비스는 베이징 서우강 공원을 시작으로 스포츠 홀, 커피숍, 호텔 등 인근 서비스 시설 위주로 정해진 경로만 운행될 것이라고 한다. 실제 운전석에 사람이 없고 5G 통신 기술을 이용해 일상적 주행과 비상시 원격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가량 운행을 하면서 보완을 통해 내년 동계 올림픽 기간 선수들과 방문객을 위한 셔틀 서비스로도 사용할 예정이다.

아직 무인 자율주행차는 아니지만 리옌훙 바이두 CEO가 지난 9월 공식 콘퍼런스에서 무인 자율주행 택시 시스템을 공개한 점을 고려하면 머지않아 무인 자율주행차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근 글로벌 컨설팅 회사 가이드하우스가 바이두를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공급 업체로 선정하는 등 바이두는 대내외적으로 해당 분야 공신력을 더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중국 회사인 AutoX도 지난 해 12월부터 심천에서 완전 무인 차량을 테스트해 왔다. 올해 1월부터 서비스가 열려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 정보가 자세히 소개되지 않고 있다.

그 다음은 자율 주행 및 전기자동차 기술 연구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통신장비 화웨이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 지원도 무시못할 요소다. 중국은 2030년까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른다는 국가적 목표를 세우고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약 12조 원을 투입해 161㎞짜리 스마트 고속도로 건설에도 나섰다.

중국 교통부는 최근 자국에 총 7개의 자율 주행 테스트 시설이 있으며 항구, 산업 단지, 물류 허브에서 향후 5년 동안 보다 많은 자율 주행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도시 통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웨이모 등 다른 주요기업들의 출시 준비도 주목


구글이 자율주행 시대를 위해 설립한 웨이모가 기술력 면에서 세계 1위라는 것이 정설이다. 웨이모는 그간 무수한 작업을 수행해 왔다. 완전 자율 로보 택시를 처음 타는 것은 웨이모 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오늘날 웨이모는 자동차는 도로에서 2000만 마일 이상, 시뮬레이션에서 200억 마일 이상을 주행했으며, 다른 자율 주행 자동차 회사보다 더 많은 운전 훈련을 하고 있다.

웨이모는 안전 운전사 없이 애리조나 주 챈들러에서 일반인을 위한 완전 자율 주행 차량을 출시했다. 극히 제한된 시험을 제외하고는 다른 회사가 할 수 없었던 일이다.

GM, 혼다 및 기타 여러 투자자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크루즈가 2023년까지 샌프란시스코와 두바이에서 완전히 무인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볼보와 2021년 설립된 다국적 자동차기업 스텔란티스는 미래의 레벨4 자율 주행 차량을 구동하기 위해 웨이모 플랫폼을 선택했으며, 웨이모는 애리조나에서 조종하는 완전 자율 승차 공유 서비스와 스텔란티스의 밴을 사용해 자율 배송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에 완전 자율 택시 출시를 위해 테스트를 강화하고 있다.

인텔이 소유한 이스라엘 회사인 모빌아이는 2023년에 여러 도시에서 완전한 무인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중국과 달리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 발전에 앞서 몇 가지 법적 문제를 고심해 왔다. 예를 들어, 무인 자동차가 사고에 연루될 경우 어떻게 범법이 정의될 것인가? 자율 주행 차는 어떻게 인간 주도 자동차와 도로를 공유할 것인가? 무인 기술에 도로나 환경이 충분히 안정적인지 여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해 해답을 찾아 왔다.

자율 주행 자동차 커뮤니티가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대량 채택을 준비함에 따라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인식하고 이 문제에 답을 찾아 왔다.

하지만 중국의 바이두의 로보택시 출시를 계기로 지금까지 완전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주로 실무적으로 접근했던 태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연방 차원에서 자율 주행 차량의 규정은 거의 없었다. 미국은 애리조나와 텍사스와 같은 주보다 더 엄격한 규칙을 가진 캘리포니아와 유사한 접근 방식을 그간 취해왔던 것이다.

이번 중국의 강력한 경쟁력을 확인한 이후 미국의 자율 주행 차량 회사가 법규 때문에 기술 개발을 늦출 수 있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