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관영 매체인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말부터 '비우호적인' 국가에 대해 '희가스'(noble gases)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세계적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 가스 공급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최악의 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었던 업계가 다시 긴장하는 이유다.
영국 자동차 시작 분석 기업인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은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이전보다 1천만대 줄어들었다. 올해 2분기에는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러시아의 수출 제한으로 영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네온의 경우 반도체 제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원소는 칩을 구성하는 실리콘 웨이퍼에 패턴을 새길 때 레이저가 만들어내는 빛의 파장을 조절한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에는 러시아가 네온을 채취해 우크라이나로 보내 이를 정화했다. 시장조사 그룹인 테크셋의 요나스 순드크비스트 선임 연구원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구 소련 때부터 희가스를 생산하는 주요 국가로, 구소련은 군사 및 우주 기술 개발에 이를 사용했다.
러시아 침공으로 마리우폴과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 도시가 파괴되면서 우크라이나의 정화 능력은 잃었고 수출길도 막히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는 러시아의 이번 조치 때문에 중국이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2015년 이후 자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희가스를 확보하는 장비에도 따로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게 되자 자국이 보유한 자원을 무기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덕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u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