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진정되면서 순위 큰 변화...지난해 1위 모범방역 ‘뉴질랜드 오클랜드’ 상위권서 사라져

23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liveable) 도시를 평가한 결과 중부유럽에 위치한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1위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잃었던 1위 자리를 3년 만에 되찾은 셈이다.
영어식 표기법으로는 ‘비엔나’로도 불리며 세계적인 예술과 건축의 도시로 유명한 빈은 지난해 조사에서는 상위 10위권에 들지 못했으나 1년 사이 순위가 급상승해 올해 세계 최고로 살기 좋은 도시의 영예를 차지했다.
반대로 지구촌에서 가장 살기 나쁜 도시로는 10년 이상 내전에 시달리고 있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가 2년 연속 꼽혔다.
다만 이번 평가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포함됐다면 다마스커스가 꼴찌를 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인 시사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분석기관 이코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이날 펴낸 ‘2022년도 글로벌 주거환경 지수’ 보고서의 골자다.
◇지난해와 비교해 유럽 도시들 대약진

이번 결과는 전세계 173개 도시를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의 결과로 △안정성 △의료혜택 △문화 및 자연환경 △교육 환경 △인프라 환경 등 크게 5가지 기준을 적용해 평가가 내려졌다. 범죄율, 정치적 안정도, 녹지비율 등도 평가 기준에 포함됐다. 올해 조사한 도시는 지난해보다 33곳이 늘었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해 올해 조사에서 크게 주목되는 부분은 유럽권 도시들의 대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10위 자리에 두 도시(일본 오사카, 호주 멜버른)가 함께 올라 최상위 11위권에 이름을 올린 도시 가운데 무려 6곳이 유럽에 소재한 도시였다. 지난해의 경우 최상위 10위권에 오른 유럽권 도시는 스위스 취리히와 제네바 등 단 두 곳이었다.
빈에 이어 덴마크 코펜하겐이 2위, 스위스 제네바가 6위, 독일 프랑크푸르트가 7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9위를 기록하는 등 유럽 도시가 최상위권을 휩쓸다시피 했다.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힌 유럽 도시 중에서 스위스에 속한 도시가 유일하게 두군데나 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주거 환경을 기준으로 세계적인 위상이 가장 많이 올라간 나라는 캐나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캘거리, 밴쿠버, 토론토 등 무려 3곳이나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코로나 사태 여파서 벗어난 순위

EIU는 이번 조사 결과는 조사 대상지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이뤄진 평가 결과라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가 크게 진정되면서 1년 사이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는 뜻이다.
예컨대 이번 조사에서 으뜸을 차지한 오스트리아 빈의 경우 지난해 초 이뤄진 조사에서는 12위에 불과했는데 박물관과 식당을 비롯한 빈의 세계적인 관광명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문을 닫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큰 손해를 봤다는 것. 빈은 2018년과 2019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코로나 모범 방역국으로 꼽혔던 뉴질랜드의 오클랜드가 지난해 조사에서 으뜸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뉴질랜드·호주 하락세 가장 두드러져

1년 사이에 순위가 가장 눈에 띄게 하락한 곳은 호주와 그 인근에 있는 뉴질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위로 급상승했던 뉴질랜드 오클랜드가 이번 평가에서 무려 34위로 내려앉은 것을 비롯해 지난해 4위를 차지했던 뉴질랜드 웰링턴 역시 올해 조사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을뿐 아니라 지난해 각각 8위, 10위였던 호주 멜버른과 브리즈번이 이번에는 27위와 32위로 나란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2위(오사카)와 4위(도쿄)에 이름을 올렸던 일본 역시 올해 조사에서는 오사카만 겨우 10위 자리를 유지하는데 그쳐 순위에 변화가 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