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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상무부, YMTC 등 36개 중국기업 '블랙리스트'에 추가…AI·반도체 굴기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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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상무부, YMTC 등 36개 중국기업 '블랙리스트'에 추가…AI·반도체 굴기 차단

16일부터 중국 기업에 수출하려면 美 상무부 사전 허가 받아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15일(현지시간) 중국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포함한 36개 기업을 무역 블랙리스트인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을 견제하려고 미국과 주요 국가 기업이 중국과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 해결 절차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미국이 이번 조처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YMTC 등을 수출통제 명단에 올림에 따라 미국 기업은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이들 업체에 관련 부품이나 장비를 판매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허가를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수출관리규정(EAR)을 개정해 36개 중국 기업을 오는 16일부로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YMTC와 YMTC의 일본 법인, 허페이코어스토리지전자(Hefei Core Storage Electronics) 등 3개 업체를 수출통제 대상에 올렸다. 이들 기업이 수출통제 대상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하이크비전에 수출관리 품목을 판매할 위험이 있다고 상무부가 밝혔다.

YMTC는 중국 최대 3D 낸드 플래시 반도체 제조기업으로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메모리 칩을 만들며, 한때 애플과 낸드플래시 공급 협상을 하기도 했다. 미 의회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조 바이든 정부에 YMTC를 블랙리스트로 올리라고 압력을 가해왔다. 이들 의원은 또한 애플이 YMTC 반도체 칩을 구매하면 의회의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펑신웨이(PXW)반도체제조,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하는 캄브리콘(Cambricon)과 계열사,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ETC) 계열사, 중국과학원 컴퓨터기술연구소 등도 명단에 올랐다. 상무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의 주요 AI 칩 연구개발생산판매업체로 중국군과 방산업을 지원하는 중국 정부 기관과 긴밀히 관련됐다고 밝혔다.

중국군 현대화를 위해 미국 원천기술을 확보했거나 확보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상하이집적회로연구개발센터와 반도체 노광장비 제작사인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 등 2개 사가 이 명단에 추가됐다.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 산하 연구소, 북경산업기계자동화연구소(RIAMB) 등 7개 사는 극초음속 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등 중국군 현대화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명단에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신장의 위구르족을 탄압하고 감시하는 데 관여하고 이란혁명수비대의 금지 품목 조달을 지원한 업체(Tianjin Tiandi Weiye Technologies)와 이란이 군용 무인기와 미사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미국산 전자제품을 수출한 베이징 유니스트롱(UniStrong)과학기술도 수출통제 대상 명단에 올랐다.

미국은 AI 칩 개발 관련 21개 기업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미국은 지난 10월 7일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조처를 단행하면서 FDPR을 적용했다.

FDPR은 미국 밖에서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 해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10% 이상 사용하면 해당 국가에 수출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제 장치이다.

미국은 현재 중국 기업이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등을 기준으로 제시함으로써 그 이상으로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는 것을 차단하려고 한다.

상무부는 지난 10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의 중국에 있는 공장에 대해서는 이번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했다.

미 상무부는 수출통제 대상에 오르지는 않았으나 관심 대상을 의미하는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의 관련 규정 준수 여부를 조사했고, 그 결과 25개를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전날 중국 통신 기업 화웨이와 다른 중국 5G 기업을 제재하는 초당적인 법안을 발의했다. 톰 코트 공화당 상원의원이 발의하고, 척 슈머 민주당 의원 등이 이 법안을 지지했다. 이 법은 이들 중국 기업을 특별지정대상(Specially Designated Nationals·SDN) 명단에 추가해 사실상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퇴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