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중국 정부의 일상생활에 대한 탄압이 강화되면서 정치적 자유가 위협받자 중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진단한다.
실제 중국은 코로나 봉쇄 동안 자산이 급격히 줄고, 가난이 심화되면서 중국 체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반체제 인사들의 이탈도 늘었다.
불법 이민자들은 미국 국경수비대와 대화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경제가 더 잘 돌아가고,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어 불법 이민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세계질서를 중국식 현대 사회주의로 건설하겠다”라는 중국몽을 내세우는 마당에 중국의 전체 인구에 비하면 한 점에 불과하지만, 불법 이민자들이 중국의 주요 경쟁국인 미국으로 향한다는 것은 중국 체제나 이념에 큰 충격을 주는 사안이다.
◇ 미국으로 향하는 중국의 불법 이민자들
2022년 10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중국에서 미국으로 불법 이민한 사람은 대략 6000여 명이다. 2010년 이후 2019년까지 10년간 299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증가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불법 이민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불법 이민하는 것을 막기란 쉽지 않다. 중국인은 불법 이민을 위해 다양한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
미국 국경순찰대(CBP)가 발행하는 월간 보고서인 ‘보더 리포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남부 텍사스로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는 중국인이 급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경 순찰 자원에 부담을 줄 정도라고 한다.
CBP 데이터에 따르면 불법 중국인 이민자의 수는 2021년 2월 이후 매달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인에 대한 체포가 지난 회계연도 같은 기간에 비해 700% 이상 증가했다.
5월 발표된 CBP 자료에 따르면 2월에 중국인의 수는 1월부터 2월까지 200% 이상 급증해 국경 순찰 요원이 만난 중국 이민자의 수는 195명에서 624명으로 늘었다.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도 많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불법 이민이 증가한 이유는 미국 비자를 받기 어려운 점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인한 경제적 후유증 때문이다.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방문 비자에 대한 중국 국민 거부율은 2021 회계연도에 80%에 이르렀고, 2022년에는 30% 이상에 이르렀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비자 발급은 대부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지만, 지난해 중국에서 발급된 미국 비자의 수는 2019년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90%나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무부는 이메일 성명에서 2021년과 2022년은 “표준 연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코로나 제로 정책이 끝난 후 항공 여행이 재개되면 비자 발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법 이민자 대다수는 소셜 미디어에서 미국에 육로로 가는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일부는 십자가와 중국어 성경을 들고 다녔는데, 자유롭게 종교를 실천할 수 없다고 느낀 기독교인이었다. 중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정부를 포함한 비판론자들은 중국 정부가 공산당 권위에 도전으로 간주한 종교에 제한을 강화했다.
불법 이민자의 대략 절반은 중국에서 온라인 상점, 농장, 영화 제작회사를 운영하는 소기업 소유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코로나 경제봉쇄에 사업 기반이 무너져 불법 이민을 생각했다고 말한다.
한편,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메일을 통해 “정부는 불법 이민에 반대한다”라며 “이는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국제적 문제”라고 밝혔다. 종교의 자유 문제에 대한 논평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 불법 이민 증가의 또 다른 문제
불법적으로 남쪽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가는 중국 이민자들의 증가로 인해 멕시코에는 이들을 주요 수입원으로 생각하는 카르텔이 생겨나고 더 많은 현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멕시코 카르텔은 중국인을 밀입국시키는 데 1인당 3만5000달러에서 4만달러 사이 비용을 부과하고, 국경을 넘어갈 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CBP는 불법 이민 증가를 추적하고 특히 중국 이민자 밀입국을 돕는 다국적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도 구성했다.
CBP를 감독하는 국토안보부는 소셜 미디어 및 기타 온라인 플랫폼이 잠재적 이민자에 대한 카르텔의 접근을 촉발한다고 보고 단속에 돌입했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이안 존슨(Ian Johnson) 선임연구원은 “신분 상승 기회가 줄어들고 정치적 상황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느끼는 중산층이 중국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갖은 위협을 감내하고 있다”라고 상황을 진단했다.
이런 불법 이민자 수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지는 알 수 없다. 단속이 강화되고, 이제 비자 발급도 까다롭지 않고 다소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규모는 작지만, 시진핑 체제에 절망한 보통의 사람들이 생명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버리고 미국에 장래의 희망을 걸고 불법 이민을 감행하는 것을 보고 있다.
반대로 미국을 버리고 중국으로 밀입국하는 미국인은 거의 없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