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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美 상업용 부동산 가격 50년 만에 최대폭 하락"...연쇄 디폴트 사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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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美 상업용 부동산 가격 50년 만에 최대폭 하락"...연쇄 디폴트 사태 경고

고금리·재택근무가 원인…2022년 금리 인상 이후 11% 이상 가격 폭락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월가(사진)에 있는 업무용 빌딩을 비롯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이 가격 폭락 사태를 맞았다. 사진=AP/연합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월가(사진)에 있는 업무용 빌딩을 비롯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이 가격 폭락 사태를 맞았다. 사진=AP/연합
국제통화기금(IMF)이 22일(현지 시간)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이 지난 50년 사이에 최고치의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MF는 고금리 장기화와 원격 근무 등으로 인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IMF는 이날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평균 11%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그사이에 0~0.25%였던 기준금리를 5.25~5.5%까지 올렸다.

IMF는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경우는 1983~1984년, 1988~1989년으로 이때 각각 5.86%와 2.71%가 내렸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림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았고, 상업용 빌딩 소유주는 신용 경색과 일반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로 사금융 시장에 의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IMF는 미국 은행의 3분 2가량이 상업용 빌딩 건축이나 개발과 관련된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 업무용 부동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무실 공실률이 급증해 대규모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올 수 있다고 IMF가 경고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날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1조 달러 규모의 연쇄 디폴트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027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3000조원에 육박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중 상당 규모가 고금리 차환 압박에 직면해 디폴트가 급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트렙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를 맞은 오피스빌딩과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 대출액은 역대 최대인 5410억 달러에 달했다. 만기 대출금은 계속 증가해 현재부터 2027년 말까지 2조2000 달러(약 296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2022~2023년 다수의 상업용 부동산 소유자들은 대출을 1~2년 연장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유가증권으로 전환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연체율을 2024년 4.5%, 2025년 4.9%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 2.25%의 두 배 이상이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사무실이 5개 중 하나 비율로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9.6%에 달했다. 이는 최소한 1979년 이후 45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미국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이 19.6%를 기록해 1년 전 당시의 18.8%에서 다시 올라갔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공실률은 1986년과 1991년 당시의 19.3%를 뛰어넘은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