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신흥위협 분석가 맥스 레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해당 네트워크는 가짜 컨설팅 및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인공지능(AI) 연구자와 정부 출신 인사들을 포섭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서는 이같은 채용 활동이 과거 중국 정보기관이 활용해온 전형적인 기법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레서가 추적한 이 네트워크는 최소 4곳의 회사로 구성돼 있고 모두 동일한 서버를 공유하거나 유사한 웹사이트 디자인을 사용하는 등 디지털상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채용 광고를 링크드인, 크레이그리스트 등 미국의 주요 구직 플랫폼에 게재해 전직 연방정부 인력을 모집했다.
리버머지의 또 다른 채용 공고는 워싱턴 인맥을 통해 정책 또는 컨설팅 경험자를 찾아낼 수 있는 인사담당자를 모집하는 내용이었고 접수 건수는 200건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는 이밖에도 ‘웨이브맥스 이노베이션’ 등 유사한 기업들이 ‘최근 해고된 미국 공무원 채용’이라는 문구의 광고를 통해 프로젝트 관리, 연구, 정책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모집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싱가포르 또는 중국 내 허위 주소를 등록하거나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 전화번호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웨이브맥스는 지난달 6일 크레이그리스트에 게재한 채용공고에서 “최근 미국 정부에서 해고된 직원을 모집한다”며 통신, 기술, 정책 관련 경험자를 찾고 있다고 명시했다.
레서는 “이번 네트워크의 특징은 대규모 해고로 인해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진 전직 공무원들의 취약점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과거 중국 정보기관이 사용한 방식과 유사한 정황들이 다수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들 중 한 명은 링크드인에서 리버머지의 직원으로 소개됐는데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열린 한 네트워킹 행사에서 만난 인물 ‘에릭’과 ‘윌’이 자신에게 채용공고를 홍보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2~3개월마다 1000~2000달러(약 146만~292만원)를 받고 구직글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채용 시도와 관련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스템을 악용해 간첩활동과 정보 수집을 시도하고 있다”며 “전·현직 정부 직원 모두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정부 정보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은 데이터 보안과 사생활 보호를 존중한다”며 “이들 기업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