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균열 사고에 안전성 강화… 낡은 파이프라인 전면 교체
기술력 앞세운 미국·프랑스 3사, 과도기적 사업 수주로 시장 선점
기술력 앞세운 미국·프랑스 3사, 과도기적 사업 수주로 시장 선점

조선 해운 전문 매체 업스트림 온라인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총 261.5km의 유연 파이프라인과 관련 장비를 공급받는 입찰을 세 부문으로 나눠 진행했다. 그 결과 미국의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와 프랑스의 테크닙FMC(TechnipFMC)가 각각 1억 3530만 달러(약 1838억 5917만 원), 3억 3820만 달러(약 4595억 7998만 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이들 기업은 수십 년간 쌓은 해저 파이프라인 설계·제조 경험과 초임계 이산화탄소(SCC-CO₂)에 대응하는 첨단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페트로브라스의 까다로운 기준을 맞추려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가장 큰 규모인 약 7억 7050만 달러(약 1조 468억 7835만 원) 상당의 마지막 부문은 미국의 내셔널 오일웰 바르코(NOV)가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한 업계 소식통은 "NOV의 입찰가는 현재 페트로브라스의 승인 대기 중이며, 조만간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캄푸스 유전 생산량 증대 목표
이번에 발주한 유연 라이저는 캄푸스 분지(Campos Basin)에 있는 마림(Marlim), 아우바코라(Albacora) 등 낡은 유전의 설비를 교체하는 데 투입된다. 페트로브라스는 캄푸스 분지 생산 증대 프로그램을 통해 이 지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을 현재 56만 5000배럴에서 2028년까지 92만 배럴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세 기의 새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 '응력 부식 균열' 기술 난제 극복
이번 입찰은 과거 페트로브라스가 겪었던 기술 문제 때문에 특히 눈길을 끈다. 페트로브라스는 과거 투피(Tupi), 사피뇨아(Sapinhoa) 등 프리솔트 유전에서 초임계 이산화탄소 때문에 생긴 응력 부식 균열 문제로 유연 라이저에 세 차례 결함을 경험한 바 있다. 이에 페트로브라스는 앞으로 새 프로젝트에서는 강관(rigid riser) 중심의 라인을 확대할 방침이지만, 이번 교체 사업은 과도기 단계로 최신 SCC-CO₂ 저항 소재와 구조를 적용한 제품을 공급받는다.
기술 사양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 때문에 1년 넘게 늦어졌던 이번 입찰은 최근 페트로브라스가 새로운 기술로 SCC-CO₂ 관련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 이뤄졌다. 이번 대형 프로젝트는 브라질 해저 유전 개발의 안전과 생산성을 좌우하고, 세계 해저 장비 시장의 기술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