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지이테크, AI로 의류 디자인·생산 혁신
어반레비보 베스트셀러 제작 확률 5%포인트 상승, 판매율 60%→80% 향상
어반레비보 베스트셀러 제작 확률 5%포인트 상승, 판매율 60%→80% 향상

2018년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서 설립된 항저우 지이테크놀로지(Hangzhou Zhiyi Technology)는 전 세계 주요 쇼핑 및 소셜미디어 사이트의 스타일과 판매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고객에게 패션 시장 동향에 대한 데이터 기반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지이테크의 설립자 겸 CEO 정저위는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2020년부터 고객인 중국 패스트패션 소매업체 어반레비보가 파트너십 첫 3년 동안 베스트셀러 품목을 만들 기회를 5%포인트 늘리는 데 자사 전문 지식이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어반레비보는 일반적으로 매년 10만 개 이상의 디자인을 생산한다.
정에 따르면 지이테크는 어반레비보가 같은 기간 동안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재고량 대비 특정 기간 동안 판매된 재고를 측정한 판매율을 60%에서 80%로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이테크가 제공하는 약 12개 도구 중 어반레비보는 주로 2018년부터 이 스타트업의 주력 소프트웨어인 '옷 이해'로 번역되는 '지이(Zhiyi)'에 의존해왔다. 지이는 알리바바 그룹의 타오바오·티몰 마켓플레이스와 바이트댄스 소유의 더우인·홍서에서 찾을 수 있는 베스트셀러 디자인을 사용자에게 업데이트하고 경쟁사의 판매와 리뷰를 추적한다.
지이테크는 나이키와 함께 체육관 트레이너의 색상, 아웃도어 스니커즈가 하이탑 디자인을 가져야 하는지 여부 같은 주제를 다루는 미국 스포츠웨어 대기업의 사례 연구를 위한 데이터와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지이테크는 해외 고객을 위한 '트렌드스코프(Trendscopes)'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마존닷컴, 쉬인, 테무, 틱톡을 포함한 소매 플랫폼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사이트의 트렌드를 추적한다. 이 회사는 2022년 본토 밖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의류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 탐사 제품을 출시하면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현재 지이테크 사용자의 약 10%가 중국 이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객은 주로 일본과 한국에 있다고 정이 밝혔다.
지이테크는 이달 말 자사의 생성형 AI 제품인 '패션 디퓨전+(Fashion Diffusion+)'을 해외 시장에 홍보할 예정이다. 2023년 도입된 이 도구는 자연어 프롬프트를 사용해 사용자가 가상 모델로 옷을 디자인하고 패션 사진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
정은 작업 중인 또 다른 지이테크 도구로 단 하나의 프롬프트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소개했다. 이 제품도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나 다른 시스템을 대신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용 가능한 리소스를 활용해 목표를 완료하기 위한 특정 작업과 하위 작업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
카네기멜론대학교를 졸업하고 구글에서 근무한 정은 2015년 AI 인프라 및 솔루션 제공업체인 자신의 첫 번째 벤처기업 카이클라우드를 공동 설립했다. 카이클라우드는 2020년 바이트댄스에 인수됐다.
정에 따르면,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기술인 대규모 언어모델의 인기로 많은 기업에서 AI 사용이 확대됐다. 그는 지이테크의 패션 디퓨전+ 도구로 생성된 이미지 수가 3월부터 5월까지 전월 대비 최소 50% 급증했다고 예로 들었다.
이는 중국의 AI 스타트업들이 전통 산업인 패션 분야에서도 혁신을 주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